계절성 사라지는 MLCC·FC-BGA… AI 서버가 '새 사이클' 이끈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5.11.12 06:00  수정 2025.11.12 06:00

스마트폰·PC 경기보다 데이터센터 증설이 핵심 변수로 부상

삼성전기 자율주행차 라이다용 MLCC.ⓒ삼성전기

AI 데이터센터 증설이 전자부품 시장의 전통적인 계절성과 수요 변동 구조를 바꾸고 있다. 과거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와 FC-BGA(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 수요는 주로 스마트폰·PC 생산량 변화에 연동되는 패턴을 보여왔지만, 최근에는 AI 서버 조달 속도와 하이엔드 GPU 출하 계획이 신규 사이클의 기준점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MLCC 1위 기업 일본 무라타와 AI 서버용 FC-BGA 1위 기업 이비덴은 최근 발표한 2026 회계연도 실적 전망에서 매출과 영업이익 기대치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무라타는 AI 데이터센터용 고용량·고내열 MLCC 제품군의 판매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비덴 역시 "AI 서버 중심의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수익성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반기는 통상 전통적인 IT 기기 수요 둔화 시즌으로 꼽혀왔다. 스마트폰 신규 모델 출시 이후의 '수요 공백기'로 불리며 부품 업체 실적이 주춤하는 시기였지만, AI 가속기 출하가 연중 지속되면서 비수기 개념이 조금씩 희미해지고 있는 것이다.AI 수요가 비수기 완화를 이끌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삼성전기 역시 같은 흐름 속에서 MLCC·FC-BGA 사업 양대 축의 가동률이 높게 유지되는 상황이다. 삼성전기는 3분기 영업이익 2603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수치다. 특히글로벌 스마트폰 신규출시 및 ADAS 보급 확대, AI 서버 및 네트워크 수요 증가가 고부가 제품 공급을 이끌었다.


삼성전기 측은 지난 3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MLCC 외에도 글로벌 빅테크 기업향 대면적/고다층 서버용 FC-BGA 및 메모리용 BGA 등의 공급이 늘었다. 4분기 역시 주요 AI 고객사를 향한 서버용 FC-BGA 공급을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2026년의 경우 구체적 전망은 어려우나 MLCC 및 패키지기판이 모두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실적 기대치도 반영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약 2100억 원,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역시 MLCC 가동률 상승과 AI 서버용 FC-BGA 출하 확대가 실적 개선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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