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대화 가능성은 내년으로…앞으로 남은 넉달이 '골든타임'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입력 2025.11.14 00:05  수정 2025.11.14 00:14

'중매' 나선 정부, 한미훈련 전 미북대화 성사 총력

실무선에서 '탐색적 대화'는 가능하다는 유연론도

2019년 판문점서 만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북 대화 재개 가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지만, 실제 협상 테이블이 차려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미국과 북한 모두 공개적으로는 대화의 문을 닫지 않았다고 밝히면서도, 비핵화 접근법을 둘러싼 근본적 입장차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정부와 정보당국은 남은 넉 달, 즉 내년 3월까지를 '미북 대화의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다. 내년 3월 초부터 시작될 예정인 한미연합훈련을 전후로 한반도 정세가 다시 경색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과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은 지난 4일 국가정보원 국정감사 보고에서 향후 미북 관계에 대해 "북미 정상 회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관심을 모은 APEC 계기 북미 정상 회동이 불발됐으나 물밑에서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대비해 둔 동향이 다양한 경로로 확인되고 있다"며 "미 행정부의 대북 담당 실무진 성향을 분석한 정황이 확인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어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 시 김정은과 만남 의향을 표명한 상황에서 대화 여지를 감안해 (북한) 최선희 외무상의 방러 출국을 막판까지 고심했던 게 포착됐다"며 "국정원은 김정은이 대미 대화의 의지를 갖고 있으며, 향후 조건이 갖춰지면 미국과 접촉에 나설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또 시기적으로 내년 3월 한미연합훈련 이후 북한 열병식이 예정돼 있어, 이 시점이 정세 전환의 핵심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열병식은 북한이 대내외 메시지를 집중적으로 내보내는 정치 이벤트로, 김정은 정권이 미국과의 협상 재개 의지를 밝힐지, 혹은 대미 압박 수위를 높일지가 가늠될 시점이라는 것이다.


국정원은 사후 언론 공지에서 "내년 3월 한미연합훈련 이후 북미회담 가능성에 대해 '3월이 정세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은 여전히 북한이 실질적 비핵화 의지를 보여야만 대화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북한이 도발을 자제하고 핵·미사일 활동을 일정 기간 중단한다면, 실무선에서의 탐색적 대화는 가능하다는 유연론이 조심스레 제기된다.


이재명 정부는 이런 틈새를 공략해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APEC 회의 이후 북미 모두와의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며 "가능한 한 조기에 양측이 마주 앉을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북한에 대해서도 고위급회담이나 필요하다면 특사 파견 등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미국과의 대화에 전향적으로 나오라는 설득을 계속할 것으로 분석된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도 협상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며 "양측 모두 계산이 복잡하지만 대화 여지를 완전히 닫아놓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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