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전 이어 가나전에서도 썰렁한 서울월드컵경기장
축구협회 행정과 홍명보 감독에 실망, 등 돌린 축구팬
파라과이전에 이어 가나전에서도 흥행 참패가 이어졌다.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해외에서 들려오는 선수들의 활약, K리그 3년 연속 경기당 평균 관중 1만명.
여전히 축구 열기가 뜨겁지만 정작 가장 큰 덩치를 자랑하는 축구대표팀과는 상관없는 이야기인 듯 하다.
홍명보호가 다시 한 번 축구팬들의 싸늘한 민심과 마주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나와의 A매치 평가전서 후반 18분 이태석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했다.
이로써 대표팀은 가나와의 역대 전적을 4승 4패로 맞췄다. 축구 대표팀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직전 열린 평가전서 0-4 대패했고,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서 만나 2-3으로 패한 바 있다.
A매치 3연승 행진도 이어갔다. 대표팀은 지난달 세계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0-5 대패했으나 이어진 파라과이(2-0 승), 볼리비아(2-0 승)를 상대로 승리해 분위기 반전에 나섰고 가나마저 꺾으며 2025년 일정을 마감했다.
경기력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특히 지난 볼리비아전에 이어 가나전 또한 전반 내내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는데, 이에 대해 홍명보 감독은 “중원에서의 움직임이 원활하지 않았다”며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경기 내용보다 참담했던 점은 역시나 싸늘한 축구팬들의 민심이다.
한국 축구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지난 달 파라과이(2만 2206명)전에 이어 이번 가나전에서도 고작 3만 3256명의 관중이 찾아 휑한 가운데 경기를 치렀다.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6만 명 이상이 몰려들어 표를 구하지 못했던 분위기와는 정반대다.
지난 2년간 축구대표팀 홈경기 및 관중 수. ⓒ 데일리안 스포츠
흉흉해진 민심은 지난해 3월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로 축구 열기의 정점을 찍은 대표팀은 독일 축구 전설 위르겐 클린스만을 사령탑에 앉히며 기대감을 높였으나 돌아온 것은 실망이었다. 클린스만호는 지난해 초 열린 아시안컵에서 졸전 끝에 준결승서 탈락했고, 이 과정에서 대표팀의 주축인 손흥민과 이강인의 멱살잡이까지 드러나며 여론이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결국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 직후 경질됐으나 이보다 더한 후폭풍이 기다리고 있었다. 클린스만의 선임이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가 사실상 배제된 채 정몽규 축구협회장의 독단으로 이뤄졌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급기야 지난해 7월 홍명보 감독이 논란 끝에 재취임을 하며 들끓던 여론이 폭발하고 말았다.
이미 지난해 3월 월드컵 2차 예선 태국전부터 축구협회 행정부를 질타하는 현수막이 경기장에 걸리기 시작했고, 홍 감독 부임 이후에는 대표팀의 경기 결과보다 공정과 상식을 묻는 목소리가 경기장 곳곳에서 울려 퍼졌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올해 초 ‘4연임 도전’에 나선 정몽규 회장의 꿈은 현실이 됐고 또 한 번 축구팬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그러면서 축구장을 찾았던 관중들도 하나둘 발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축구대표팀은 지난 3월 요르단(수원 월드컵경기장)과의 월드컵 3차 예선을 끝으로 8경기 연속 홈 매진에 실패하고 있다.
특히 한국 축구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는 지난해 6월 중국(월드컵 2차 예선)전이 마지막 매진이며 이후 5경기가 펼쳐졌으나 만원 관중은커녕 빈자리가 더 많은 지경까지 이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팔레스타인(월드컵 3차 예선)전에서 5만 9579명이던 서울월드컵경기장 관중은 올해 6월 쿠웨트전서 4만 1911명으로 급감했고, 지난달 브라질과의 친선전서 6만 3237로 회복하는 듯 했으나 이후 파라과이, 가나전에서 흥행 참패라는 성적표를 받아 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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