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얼굴들' 바뀌나…지방선거 출마 위한 사퇴로 면면 교체될 듯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5.11.23 11:46  수정 2025.11.23 11:47

지선 출마자, 내달 5일까지 당직 사퇴해야

김병주·전현희·한준호 등이 내려놓을 듯

중앙위에서 보궐선거…얼굴·성향 바뀔까

"당헌·당규 개정안 '이탈표' 잘 지켜보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들이 내년 6·3 지방선거 출마자의 당직 사퇴 시한을 앞두고 최고위원직을 내려놓게 되면, 민주당의 '얼굴' 격인 '정청래 지도부'의 면면이 상당수 교체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방선거 출마를 위한 사퇴로 최고위원이 궐위되면 중앙위원회에서 보궐선거를 치른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최고위원들의 지도부 사퇴가 잇따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병주 최고위원과 한준호 최고위원은 경기도지사, 전현희 최고위원은 서울특별시장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 이들이 지방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민주당 당헌 제25조 2항 단서 규정에 따라 선거일 6개월 전인 내달 5일까지는 최고위원에서 사퇴해야 한다.


사퇴의 폭이 더 커질 수도 있다. 이언주 최고위원도 경기도지사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아울러 각각 3선 기초단체장 출신인 서삼석 최고위원(전 무안군수)과 황명선 최고위원(전 논산시장)도 전남도지사와 충남도지사에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물들로 분류되고 있다.


만약 9명의 지도부 중 과반인 5명 이상의 최고위원이 일시에 사퇴할 경우에는 민주당 당헌 제112조의3에 의거해 민주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된다. 이 경우에는 중앙위가 비대위를 구성하고,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현 지도부는 비대위 구성과 동시에 즉각 해산된다.


하지만 이렇게 극단적인 상황으로 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여권 안팎의 관측이다. 우선 집권여당이 비대위 체제로 간다는 것 자체가 비정상적인 상황이다.


윤석열 정권에서 이준석 대표를 끌어내린 뒤 무리하게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서 2023년 3·8 전당대회를 치르고, 그렇게 해서 선출된 김기현 대표를 다시 끌어내린 뒤 '한동훈 비대위 체제'로 갔던 게 '망한 길'로 갔던 대표적인 사례다. 이재명 정부가 뻔히 '망한 길'로 드러난 길을 다시 걸을 리가 없다는 관측이다.


여권 관계자는 "안 그래도 '명청 갈등'이니 뭐니 하는 뒷말들이 무성한 상황에서, 최고위원들이 지방선거 출마를 이유로 일거에 사퇴해 '정청래 체제'를 무너뜨리게 되면 집권여당이 대혼란에 빠지게 된다"며 "이재명 대통령 입장에서도 지방선거 승리가 간절한데, 스스로 발밑을 허물 리가 있겠느냐"라고 바라봤다.


최고위원들이 과반 이하 사퇴하거나 과반 이상이 사퇴하더라도 순차적으로 사퇴한다면, 민주당 당헌 제25조 3항 2호의 단서 규정에 따라 중앙위원회에서 후임자를 선출하는 보궐선거를 하게 된다. 이 경우 민주당의 '얼굴'인 지도부 면면이 상당수 바뀌게 될 뿐더러, 성향의 변화까지도 예상된다.


여권에서는 정청래 대표가 '1인 1표제' 당헌·당규 개정 드라이브를 조급하게 몰아치는 이유도 이같은 지도부 면면과 성향 변화 가능성에서 찾는 견해도 나온다.


민주당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정 대표가 상정한 '1인 1표제' 당헌·당규 개정안을 최고위원 3명이 반대해서 결국 찬반 집계까지 갔다는 것 아니냐. 사실 최고위에서 의견이 수렴되지 않고 이렇게까지 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라며 "현재 최고위원들의 면면이 바뀌게 되면, 정 대표가 자신의 '말빨'이 더 먹히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이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인데도 급히 몰아친 것 아닌가 싶다"라고 분석했다.


후임 최고위원 선출 권한을 갖는 중앙위와 정 대표와의 관계는 다소 미묘할 수 있다. 정 대표가 추진하는 대의원제 무력화가 중앙위원들에게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당헌·당규 개정안은 결국 중앙위 의결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전당원 여론조사만큼 압도적인 찬성률이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다른 여권 관계자는 "정청래 대표의 당헌·당규 개정안에 대해 중앙위에서 얼마만큼의 '이탈표'가 나오는지 한 번 잘 지켜보라"며 "그 결과에 따라 추후 중앙위원회에서 치러질 최고위원 보궐선거에서 어떤 성향의 최고위원이 선출돼서 '정청래 지도부'에 합류해,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역할'을 하게 될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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