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일령’ 본격화…여행·면세업계, 수혜 누릴까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입력 2025.11.21 07:09  수정 2025.11.21 07:09

일본 총리 발언에 중국, 일본 여행·유학 자제 권고

일본 대체 여행지로 한국 주목…"콘텐츠 마련 집중"

지난 19일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명동점에 중국인들이 몰려 있다.ⓒ뉴시스

대만 문제를 둘러싼 갈등 여파로 중국이 일본의 인기 문화상품을 제한하는 ‘한일령(限日令)’을 본격화한 가운데 국내 여행·면세업계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일본을 가던 중국 여행 수요가 한국으로 유입되는 반사이익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 14일부터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유학 자제를 권고했다.


이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에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양국 간 대립이 격화된 데 따른 조치다.


중국 여행사들은 일본 여행 취소 시 전액 환불 방침을 세웠고,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중국동방항공·중국남방항공 등 주요 항공사들도 일본행 항공편 무료 취소 지원에 나섰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여행 자제령 이후 일본행 항공권 취소량이 50만장을 넘어서며 중국 각지에서 일본 단체 여행의 취소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내 여행·면세업계에서는 중국인들의 일본 여행 수요가 한국으로 쏠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나라는 중국과 상대적으로 지리적 거리가 가까운 데다 K뷰티·K푸드 등 K콘텐츠 열풍에 따라 외국인 관광객들의 여행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1월부터 9월까지 방한 외국인 수는 누적 1408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연간 방한 외래 관광객 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다 지난 9월 말부터 중국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이 허용됐고,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년 만에 방한하는 등 한·중 관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올 1~9월 일본을 찾은 중국 관광객 수는 약 700만명에 달한다. 일부 중국 관광객들이 일본 여행 수요가 한국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현지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여행 플랫폼 취날에 따르면 지난 주말(11월15~16일)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해외 여행국으로 한국이 꼽혔다. 국제선 항공권 결제 및 검색량도 한국행, 서울이 1위를 차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리나라 만이 일본 여행 대체재가 아닌 데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여행 트렌드가 단체 패키지에서 개별 자유 여행으로 바뀐 만큼 별다른 영향이 없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한일령 조치로 일부 여행 수요가 우리나라로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각 기업들은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브랜드 할인 프로모션과 K콘텐츠 등을 더욱 강화해 이들의 발길을 이끌 수 있는 방안 마련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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