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반일 정서 확산…K뷰티 대체 수요 기대감↑
일본산 프리미엄 뷰티 시장 공백 가능성
중국 선양 건강식품·보조기구 제조회사인 이융탕(溢涌堂) 임직원 및 관광객들이 서울 용산구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을 찾아 쇼핑을 하고 있다.ⓒ뉴시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 이후 중국이 일본을 향한 규제 조치를 잇달아 강화하면서 K뷰티 업계에 ‘반사이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중국 정부는 일본 여행 및 유학 자제를 권고하고,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중단하는 등 대일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민간 차원에서도 일본행 항공권 50만장이 취소되고 일본 아이돌 팬미팅·애니메이션 상영이 중단되는 등 반일 정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에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양국 간 대립이 격화된 데 따른 조치다.
이처럼 양국 간 갈등이 격화됨에 따라 K뷰티 등 한국 기업들도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중국 정부가 일본산 화장품 수입 제한도 검토할 수 있다는 내용이 언급된 바 있다.
현재 중국의 화장품 수입국 비중은 프랑스·일본·한국 순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내 판매되는 일본 제품들의 공백이 발생하게 될 경우 한국 화장품 업체들이 반사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중국이 2016년 사드 사태로 한국에 대한 한한령을 내렸을 당시 우리 산업은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KATI)에 따르면 2016년 대중국 수출액은 14억7300만 달러(약 2조1000억원, +8.3%)까지 증가세를 보이다 2017년 7.7%(13억5900만 달러, 약 1조9000억원) 감소하면서 한한령 직격탄을 맞았다.
K-뷰티는 2016년을 전후로 2014년(+95.2%), 2015년(+99.2%) 이후 2016년(+33.0%)부터 하락 전환해 코로나 후인 2022년(-26.0%)까지 감소세가 이어졌다. 한일령에 따른 일본 제품 수요 감소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한일령에 따라 대체제로 한국을 찾는 관광객 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우리 뷰티업체들에게는 기회의 장이 열렸다는 분석이다.
2023년 대한상공회의소가 한국 관광을 마치고 출국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방한 중국인의 75.8%가 화장품 및 향수를 구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인 관광객의 방한 이유 중 ‘쇼핑’의 비중이 큰 만큼, 한국에서의 첫 구매 경험이 향후 자국 내 재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일본 화장품 기업 시세이도는 2010년대 방일 중국인 절반가량이 귀국 후에도 제품을 반복 구매한 흐름을 기반으로 중국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한 전례가 있다.
이에 따라 그간 주춤했던 뷰티 제품의 중국 수출도 다시 활발해 것으로 예상된다.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등 중국 시장을 개척한 '원조 K-뷰티'를 비롯해 ODM사의 수혜가 기대된다.
관세청 집계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기준 한국의 화장품 수출액은 85억200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5.4% 증가했다. 이 중 1위였던 중국 수출 비중은 19.7%를 기록한 북미에 밀려 2위(18.5%)로 내려앉았다.
업계 관계자는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일본이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프리미엄 뷰티 제품들의 공백이 예상된다"며 "이 경우 K뷰티가 이 시장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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