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 자켓 –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는 12월의 첫 선택 [김민정의 패션노트⑦]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5.11.28 14:00  수정 2025.11.28 14:00

한 해의 마지막을 향해 가는 12월은 공기의 결이 달라지는 순간이다. 낮의 차가움이 또렷해지고, 밤은 더 빠르게 깊어진다. 이 시기의 패션은 과하게 화려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겨울 본연의 무드 속에서 자연스럽게 따뜻함과 실용성을 챙기면서도 ‘조금 더 멋있어 보이는 방법’을 찾는 시간이 된다. 두꺼운 아우터를 입어야 하는 계절이지만, 그 안에서도 질감·톤·실루엣의 선택만으로 충분히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 @ireneisgood

특히 12월 초는 본격적인 겨울의 시작점이다. 갑작스러운 한기가 찾아오고, 아침마다 옷장 앞에서 필요한 건 결국 ‘보온성 있는 아이템 중 가장 감도 높은 선택’이 된다. 그래서 이번 달 패션노트는 시즌별로 가장 트렌디한 아이템과 스타일 해시태그를 중심으로, 12월을 어떻게 입어야 하는지 명확하게 짚어보고자 한다.


실용적인 데일리룩부터 연말 모임까지 무리 없이 이어지는 스타일링을 고민하는 시기다. 그래서 이번 달에는 지금 한국에서 실제로 반응이 좋은 아이템들을 중심으로, 12월에 가장 현실적인 겨울 패션을 짚어보려 한다. 계절의 차가움을 그대로 받아들이되, 내 온도와 분위기를 잃지 않는 옷차림. 그 첫 단계에 ‘퍼 자켓’,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는 12월의 첫 선택이 놓인다.


ⓒSimone Rocha

실제로 25FW 시즌에 세계 주요 런웨이들은 퍼 자켓과 시어링 아우터를 핵심 텍스처로 끌어올렸다. Burberry·Gucci·Prada·Fendi 같은 하우스 브랜드부터 Miu Miu·Simone Rocha·Chloé까지, 각기 다른 무드 속에서도 공통적으로 퍼를 ‘보온 아이템’이 아닌 ‘룩의 분위기를 결정하는 구조적 요소’로 활용한 점이 두드러진다.


Burberry는 클래식 조드퍼 실루엣 위에 시어링 재킷을 올려 영국식 라이딩 무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고, Prada와 Miu Miu는 테일러드 자켓에 부풀린 퍼 칼라와 트리밍을 얹어 실루엣 전체의 볼륨을 조절했다. 또한 Simone Rocha와 Chloé는 퍼를 카라·소매·헴라인에 두르거나 액세서리처럼 활용해 한 벌의 룩에 극적인 텍스처를 더했다.


이처럼 25FW 퍼 자켓은 길이나 형태에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한 겹의 질감으로 룩 전체의 온도와 무드를 바꾸는 방식’을 보여줬다. 클래식 수트 위에 시어링을 얹은 실용적인 스타일에서부터, 컬러풀 퍼 코트로 무드를 완전히 전환하는 과감한 방식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이 등장하며 ‘퍼 자켓 = 겨울 아우터의 옵션’이 아니라 ‘이번 시즌을 가장 강하게 규정한 텍스처’였다는 것을 증명한다. 12월을 시작하는 한국의 현실 겨울 스타일에도, 이러한 글로벌 무드는 충분히 응용 가능하다.


ⓒ론론

론론의 FUR TOGGLE HOODED JACKET IVORY는 퍼 자켓 특유의 볼륨감에 부드러운 아이보리 톤을 더해, 겨울 데일리룩에 가장 안정적으로 녹아드는 아이템이다.


플러피한 퍼 질감이 얼굴 톤을 밝게 살려주고, 토글 디테일이 과한 퍼 코트의 무드를 적당히 눌러주면서 포근한 레트로 감성을 만든다. 후드 디자인까지 더해 따뜻함과 귀여움을 모두 챙길 수 있어, 니트와 와이드 팬츠를 매치한 데일리 룩은 물론 미니 스커트·롱부츠와의 조합으로 캠퍼스·Y2K 분위기까지 자연스럽게 소화한다.


아이보리 퍼 특유의 화사함 덕분에 데님, 니트 원피스, 캐주얼 스니커즈 등 다양한 아이템과도 어렵지 않게 어울려, 12월의 차가운 공기 위에 가볍게 포근함을 더해주는 실용적인 겨울 퍼 자켓으로 손꼽을 만하다.


ⓒTHEPORTA

다음으로 더 포르타의 SOFT FUR JACKET, IVORY는 퍼 자켓 중에서도 텍스처 자체가 룩의 분위기를 결정짓는 아이템이라는 점에서 특히 활용도가 높다.


우선, 과장된 디테일 없이 볼륨과 밀도를 충분히 살린 아이보리 퍼가 몸을 부드럽게 감싸고, 목을 높게 세운 하이넥 실루엣이 겨울 아우터가 가져야 할 보온성과 존재감을 동시에 만들어준다. 또한 전체적인 구조가 미니멀하고 매끄러워 레깅스나 슬림 팬츠처럼 좁은 실루엣과 매치했을 때 대비가 선명하게 잡히며, 반대로 니트 원피스나 롱스커트 위에 걸치면 자연스럽게 페미닌 무드로 이어진다.


게다가 은은하게 밝은 아이보리 톤은 겨울 룩에 부족하기 쉬운 화사함과 부드러운 온도를 더해주어, 12월의 칙칙한 스타일링을 가볍게 환기하는 효과를 준다. 이렇게 볼륨감은 확실하지만 스타일링은 어렵지 않은 제품이라 데일리는 물론이고 연말 모임이나 촬영용 룩에도 안정적으로 활용되는 세련된 퍼 자켓이다.


ⓒTILLIDIE

마지막으로 틸아이다이의 Teddy Bear Half Fur Coat, 모카 컬러는 이름 그대로 퍼 특유의 포근함을 가장 사랑스럽게 담아낸 하프 기장의 퍼 코트다.


무엇보다 컬러가 과하지 않은 모카 톤으로 잡혀 있어, 밝은 아이보리 퍼보다 부담이 적고 데님·니트·슬랙스 등 어떤 겨울 소재와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것이 장점이다. 텍스처는 부드럽고 양털처럼 풍성해 보이지만 실루엣은 과하게 부풀지 않아, 미니스커트나 니삭스와 매치하면 걸리시한 무드가 살아나고, 어그 부츠·울 삭스 같은 겨울 아이템과 조합하면 계절감이 확실한 캐주얼 룩으로 이어진다.


또한 포근한 텍스처가 시각적인 따뜻함을 주기 때문에, 12월의 밝은 햇빛이나 실내 조명 아래서 더욱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전체적으로 ‘테디 베어’라는 이름에 걸맞게 편안하고 따뜻한 이미지가 강해, 주말 나들이부터 감성적인 데일리룩까지 폭넓게 활용하기 좋은 겨울 퍼 자켓이다.


결국 12월의 패션은 ‘보온과 볼륨, 그리고 그 위에서 완성되는 겨울의 존재감’으로 정의된다. 따뜻하지만 둔하지 않고, 풍성하지만 과하지 않은 그 미묘한 균형. 그래서 이번 달을 대표하는 한 문장은 이렇게 정리된다.


“퍼자켓 –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는 12월의 첫 선택”


겨울은 언제나 온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스타일을 결정짓는 계절이다. 빠르게 추워지는 공기 속에서 과한 화려함보다는 텍스처의 힘이 더 정확하게 감도를 만든다. 그 한 겹의 질감이 12월의 룩을 따뜻하게 감싸며, 겨울의 시작을 가장 실용적이면서도 세련되게 완성한다.


김민정 / 어반에이트 패션 크리에이터, 아나운서minjeoung7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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