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지원자에 OOO 몰래 먹여 '도보 면접' 본 공무원

전기연 기자 (kiyeoun01@dailian.co.kr)

입력 2025.11.28 18:35  수정 2025.11.28 18:38

피해 여성만 240여명...경찰 "화학적 복종 범행"

한 고위 공무원이 여성 지원자들에게 이뇨제를 먹인 후 일부러 도보 면접을 진행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프랑스 문화부 소속 고위 공무원 크리스티앙 네그르는 2011년부터 2019년까지 면접을 보러 온 240여명에게 이뇨제를 섞은 커피나 차를 제공했다. 그는 약효가 나타날 무렵 지원자들과 일부러 '도보 면접'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티이미지뱅크

네그르의 범행은 2018년 한 동료가 "그가 직원의 다리를 몰래 촬영하려 했다"고 신고하면서 드러나게 됐다. 경찰이 그의 컴퓨터에서 '실험'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발견했고, 파일에는 여성 지원자들의 면접 날짜·약물 투여량·약물 반응 등이 상세히 기록돼 있었다.


피해자들은 떨림, 어지러움, 극도의 수치심 등을 겪었다고 호소했다. 일부는 공공장소에서 옷에 실수를 하기도 했다.


피해자 중 한 명인 실비 들레젠은 당시 상황에 대해 "손이 떨리고 심장은 두근거리고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고 얼굴이 빨개졌다"면서 "그에게 '잠시 쉬어야겠다'고 말했는데도 그가 계속 걷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들레젠은 터널 옆에 쪼그려 앉아 소변을 봐야 했고, 네그르는 재킷으로 이를 가려주는 시늉을 하기도 했다. 다른 피해자들도 "화장실 이용을 거부당했다"고 증언했다.


경찰 조사 결과, 네그르는 여성들에게 약물을 몰래 먹여 통제·학대하는 '화학적 복종' 범행을 벌여왔다. 그는 해당 사건으로 인해 2019년 공직에서 해임됐다. 그러나 사건 처리 지연으로 민간 기업에서 근무를 이어왔다.


변호사 루이즈 베리오는 그의 행위에 대해 "겉으로는 성적 판타지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성의 몸을 굴복시키고 굴욕감과 통제를 통해 지배하려는 권력 범죄"라고 지적했다.


피해자들은 오랜 시간 정의가 실현되지 않은 상황에서 깊은 분노와 지침을 토로하고 있다. 그날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진단을 받은 들레젠은 "수년간 스스로를 탓했고, 아예 취업 지원 자체를 피하게 됐다"며 "이런 일이 그 누구에게도 다시는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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