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동결에 여전채 반등…카드사 조달비용 ‘경고등’

김민환 기자 (kol1282@dailian.co.kr)

입력 2025.12.02 15:35  수정 2025.12.02 15:36

금리 동결 속 조달금리 반등…카드업계 ‘비용 압박’ 심화

이자비용 3조5000억원 돌파…해외 조달 확대 늘어날까

기준금리 동결이 이어지면서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다시 커지고 있다.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기준금리 동결이 이어지면서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다시 커지고 있다.


소비쿠폰 지급 등으로 카드 승인액이 늘었음에도 수수료 인하와 자산 성장 제약으로 실적은 반등하지 못한 가운데, 조달 금리마저 오르며 업계 전반의 비용 압박이 더욱 심화하는 모습이다.


2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여전채 AA+ 등급 3년물 금리는 지난 27일 연 3.421%, 28일 3.391%를 기록했다. 27일 오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한 직후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면서 시장 금리가 즉각 반등한 것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2%대였던 여전채 금리가 한 달 새 3%대를 굳히며 카드사의 조달 환경을 다시 압박하고 있다.


문제는 조달금리 반등이 곧바로 카드사의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3분기 말 기준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전업카드사의 이자비용은 3조540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4262억원)보다 3.35% 증가했다. 카드사 조달의 약 60~70%가 여전채 발행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금리 상승은 실적 부담으로 직결된다.


승인 지표는 일시적으로 개선됐다. 3분기 기준 전체 카드 승인액은 327조7000억원, 승인 건수는 78억3000만 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6.7%, 5.5% 증가했다. 정부의 소비쿠폰 지급 등 단기 부양 요인이 반영된 결과다.


그럼에도 본업 실적은 여전히 개선되지 못했다. 수년간 이어진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총량규제 강화에 따른 카드론 취급 제약 등 구조적 요인이 승인 증가 효과를 상쇄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들어 카드사들은 금리 환경 불확실성이 커지자 국내 조달 중심 구조를 보완하려는 움직임을 지속해 왔다.


여전채 금리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특정 조달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중기·해외 조달을 병행하려는 전략이 강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KB국민카드는 글로벌 은행 대주단을 통해 4억달러 규모 지속가능연계 신디케이트 론(SLL)을 조달했으며, 신한카드도 4억달러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으로 조달 채널을 넓혔다.


두 건 모두 이번 여전채 금리 급등 직후의 대응은 아니지만, 중장기적으로 조달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한 정비 흐름으로 평가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여전채 금리 반등을 계기로 국내 조달 중심 구조의 부담이 다시 드러난 만큼 해외 조달 확대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전채 금리가 다시 3%대 중후반을 향하면 카드사 이자 비용 부담은 불가피하다”며 “해외 조달 확대는 단기 대응이 아니라 구조적 위험 분산 차원이고, 장기적으로는 기존 수수료 중심 모델을 보완할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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