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기술 기반으로 AI홈 시대 준비… LG 가전 혁신 거점 재조명
가산 R&D 캠퍼스 설립 50주년기념식에 참석한 전·현직 임원들이최신 LG 워시타워에 대한 설명을 듣는 모습. (오른쪽부터)송대현前사장,신문범前사장,김쌍수前부회장ⓒLG전자
LG 가전 기술의 출발점인 가산 R&D 캠퍼스가 설립 50주년을 맞았다. 1975년 금성사 중앙연구소로 문을 연 이곳은 국내 첫 민간 종합 연구소로, DD모터 세탁기와 듀얼 인버터 에어컨 같은 혁신 제품을 탄생시키며 LG전자가 글로벌 가전 기업으로 성장하는 기반이 됐다.
LG전자는 지난 8일 서울 금천구에서 기념행사를 열고 지난 반세기의 성과를 돌아보며, 다음 50년을 향한 연구 전략을 공유했다고 9일 밝혔다. 기념식에는 이현욱 LG전자 HS연구센터장과 오세기 ES연구소장 등 주요 임원은 물론, 김쌍수 전 부회장, 이영하·신문범·송대현 전 사장 등 역대 가전 사업 책임자들이 참석하면서 LG 가전 연구가 걸어온 길과 시대적 의미를 되새겼다. 산학 협력 중인 국내 주요 대학 교수진도 자리를 함께했다.
LG전자 전현직 가전 사업본부장 및 연구소장들이 가산 R&D캠퍼스 설립 50주년을 축하하고 있다.ⓒLG전자
가산 R&D 캠퍼스는 국내 기업 대부분이 공장별 소규모 연구조직만 운영하던 시절, 신제품 개발과 품질 검증, 생산 자동화를 한 곳에서 수행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설립 당시 단층 건물과 실험실로 시작했지만, 2000년대 이후 실험동과 연구동이 잇따라 증축되면서 현재는 지상 20층 규모 연구동과 별관까지 갖춘 연면적 3만5000평의 연구 거점으로 성장했다. 상주 인력도 수십 명에서 약 1700명으로 늘었다.
이곳에서 개발된 기술은 LG 가전의 정체성을 만들었다. 1998년 모터와 세탁통을 직접 연결한 DD모터는 세계 최초였고, 2001년에는 냉장고용 리니어 컴프레서가 나왔다. 에너지 효율과 내구성을 동시에 높인 핵심 기술이었다. 2016년 출시된 듀얼 인버터 에어컨은 기존 대비 최대 40%의 효율을 끌어올리며 미국 ‘에디슨 어워드’ 최고상을 수상했다. 이후 의류관리기 스타일러, 분리세탁 트윈워시, 기능이 업그레이드되는 UP가전 등 이전에 없던 제품이 잇달아 나왔다.
설립 초기에도 연구소는 국내 전자산업의 이정표를 세웠다. 1977년 전자식 금전등록기 국산화, 전자식 한·영 타자기 개발, 주문형 반도체(Custom IC) 독자 개발에 성공했고, 1981년에는 2만 개 부품이 들어간 전자식 VTR을 국산화하며 일본 중심이던 가전 시장에서 한국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
가산 R&D 캠퍼스에서 나온 제품들은 글로벌 평가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미국 소비자매체 컨슈머리포트에서 종합가전 브랜드 중 6년 연속 최고 순위에 올랐고, JD파워의 소비자 만족도 조사에서는 최다 수상을 기록했다. 북미와 유럽 소비자 매체 조사에서는 냉장고가 10개국 28개 부문, 세탁기가 6개국 9개 부문, 건조기가 4개국 5개 부문에서 최고 평가를 받았다.
현재 연구소는 가전 제품을 넘어 핵심부품, 신소재, 플랫폼까지 연구 영역을 넓히고 있다. 모터·인버터·미생물 실험실, 의류과학연구소, 공기과학연구소, 소재연구소 등을 운영하며 HVAC 컴프레서, 기능성 신소재 ‘유리파우더’, 차세대 가전 플랫폼 등을 개발 중이다. AI 기반 가전과 미래 주거 모델을 위한 연구도 확대되고 있다.
이현욱 부사장은 “지난 50년간 쌓아온 기술 역량이 LG 가전의 경쟁력”이라며 “가산 R&D 캠퍼스를 새로운 AI 홈 시대의 전략 거점으로 삼아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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