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원·달러 환율의 주간거래 종가 1473.7원
추석 연휴 이후 상승세…지난달 부터 1450원↑
원화 약세 해외 투자 확대 등 수급 요인이 배경
지난 5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증시와 환율을 모니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달 원·달러 환율 평균이 1470원을 넘어서며 외환위기 이후 월간 기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올해 연평균 환율이 이미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내년에도 수급 압박이 이어지며 고환율 흐름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2일 원·달러 환율의 주간거래 종가는 1473.7원이다.
환율은 야간거래에서 장중 1479.9원까지 오르며 1500원에 더 다가섰다. 종가는 1477.0원으로 마감해 지난 4월 8일(1479.0원) 이후 가장 높았다.
환율은 10월 추석 연휴 이후부터 본격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지난달부터는 1450원 위에서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주간거래 종가 기준 지난달 평균 환율은 1460.44원으로 외환위기였던 1998년 3월(1488.87원) 이후 월평균 기준 최고였다.
이달 들어 2주간 평균은 이보다 더 높은 1470.4원으로 집계됐다. 환율은 지난달 7일(1456.9원) 이후 한 달여간 장중에도 1450원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원화는 주요국 통화 중 홀로 달러 대비 약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와 원·달러 환율간 괴리는 커지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20일 100.251에서 지난 12일 98.404 수준으로 하락하며 10월 중순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당시 환율은 1420원 안팎이었다.
달러 흐름과 달리 원화 약세는 내국인의 해외 투자 확대 등 수급 요인이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1월 한 달간 국내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순매수 결제 규모는 55억24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였던 10월(68억1300만 달러)에는 못 미쳤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달에도 지난 12일까지 약 11억 달러를 순매수했다.
기업·기관의 환헤지, 연말 결제·송금, 대미 투자 등을 위한 달러 수요도 여전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0일(현지시간) 정책 금리를 내렸지만 환율은 조금 내렸다가 곧 반등했다.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 연평균(주간거래 종가 기준)은 1420.0원으로 집계됐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1394.97원)보다 높은 수준으로, 현재 흐름이 이어질 경우 연간 기준으로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국내 달러 수급 불균형에 환율이 1400원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한다.
정부가 환율 안정을 위해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는 등 대응에 나서면서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도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수출기업 환전과 해외투자 동향을 점검하고 환전 인센티브 등 정책을 검토 중이며, 금융당국도 해외투자 관련 설명의무와 과도한 '빚투' 마케팅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국민연금을 활용한 수급 안정 방안도 논의 중이다. 기재부와 보건복지부·한국은행·국민연금으로 구성된 4자 협의체는 국민연금의 수익성과 외환시장 안정을 조화시킬 수 있는 '뉴 프레임 워크'를 만든다.
이와 함께 올해 말 만료 예정인 외환당국·국민연금 간 연간 650억 달러 한도의 외환스와프 계약 연장 등을 검토하고 있다. 내년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 여부와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속도 등도 내년 환율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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