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 중 3명 5년 이상 장기 생존…생존율 세계 최고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폐이식팀 의료진이 300번째 폐이식 환자(가운데)의 성공적인 수술과 회복을 축하하며 9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폐이식팀은 지난달 21일 간질성 폐질환으로 호흡에 어려움을 겪던 환자에게 뇌사자의 폐를 성공적으로 이식하며 폐이식 300례를 달성했다고 15일 밝혔다.
서울아산병원 폐이식팀은 2008년 특발성폐섬유증 환자에게 뇌사자의 폐를 이식한 것을 시작으로 2017년 국내 최초로 생체 폐이식에도 성공하며, 현재까지 뇌사자 폐이식 299건과 생체 폐이식 1건을 진행했다. 2019년부터는 연평균 30건 이상의 폐이식 수술을 시행해 오고 있다.
이식 후 생존율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KONOS)이 2024년 집계한 국내 폐이식 의료기관들의 생존율은 1년 68.7%, 3년 56.2%, 5년 49.6%, 7년 43.8%로 나타났다. 국제심폐이식학회(ISHLT)도 생존율을 1년 85%, 3년 67%, 5년 61%로 집계했다.
반면, 서울아산병원에서 폐이식을 한 환자 300명 가운데 약 66%는 호흡기(기계적 환기 장치)나 에크모(인공 심폐기)를 장기간 유지한 중증 환자였음에도 이식 후 생존율이 1년 76.5%, 3년 67.9%, 5년 64.2%, 7년 60.5%로 나타났다. 5년 이상 장기 생존율에서 앞선 결과를 보인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폐이식팀은 높은 생존률을 유지할 수 있는 배경으로 유기적인 다학제 시스템을 꼽았다. 심장혈관흉부외과 집도의의 누적된 수술 경험과 더불어 폐이식 환자를 중심으로 호흡기내과, 마취통증의학과, 감염내과, 재활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장기이식센터, 중환자실, 병동 등 모든 의료진이 집중적인 중환자 관리를 시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폐이식팀은 2017년 국내 처음으로 생체 폐이식을 시도해 성공하기도 했다. 특발성폐고혈압으로 심장이 언제 멈출지 모르는 스무 살 환자가 부모의 폐 일부를 이식받아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다. 이 수술 성공을 계기로 건강한 사람의 폐를 이식받을 수 있게 하는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개정됐다.
300번째 수술을 집도한 최세훈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폐이식팀 교수(심장혈관흉부외과)는 “과거에는 폐이식 생존율이 다른 장기에 비해 낮았지만, 현재 서울아산병원에서는 이식 환자 5명 중 3명이 5년 이상 생존할 만큼 수술 성적이 크게 향상돼 전 세계 유수 폐이식 센터들의 생존율을 앞서고 있다”고 밝혔다.
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은 “서울아산병원이 폐이식 300례를 달성할 수 있던 배경에는 폐이식팀 의료진의 하나 된 팀워크가 자리해있다”며 “앞으로도 폐이식팀의 숙련된 수술 경험과 다학제 기반의 중환자 집중관리 시스템을 바탕으로 더 많은 말기 폐부전 환자들에게 새 삶을 선물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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