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초대형 마이크로 RGB TV 최초 공개 후 중형까지 확장
LG, 'LG 마이크로RGB 에보' 출시 예고… OLED와 투트랙
새로운 경쟁 구도 완성…프리미엄 TV 시장 판도 흔들린다
미국 마이애미 비치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아트 바젤 마이애미 비치에서 관람객이 삼성 마이크로 RGB에 전시된 린제이 애덤스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삼성전자
국내 TV 시장이 '마이크로 RGB TV'를 중심으로 새로운 경쟁 국면에 들어섰다. 삼성전자가 앞서 제품을 선보인 상황에서 LG전자가 뒤따라 참전하며 프리미엄 TV 전선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프리미엄 TV 라인업은 단순히 '고가 제품'을 의미하지 않는다. 전체 사업의 수익성은 물론이고, 브랜드의 방향성까지 압축적으로 드러내는 전략 포트폴리오다. 같은 RGB TV를 앞세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서로 다른 결의 전략을 내놓으며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8월 115형 마이크로 RGB TV를 최초 출시한 데 이어 2026년형에 55·66·75·85·100형까지 추가하며 제품군을 대폭 확장했다. 초대형 단일 모델에서 중형까지 확장하며 실질적인 주력 프리미엄 라인으로 키우겠다는 행보로 읽힌다.
RGB TV는 빨강·초록·파랑(RGB) LED 칩의 크기를 마이크로미터(㎛) 단위로 줄여 색 순도와 명암비를 극대화한 차세대 디스플레이다. 밝기와 어두움의 경계를 보다 정교하게 제어할 수 있어, 기존 LCD를 뛰어넘는 초고화질 구현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고성능 NPU(신경망처리장치) 기반으로 한 '마이크로 RGB AI 엔진'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운다. 콘텐츠를 4K로 업스케일 해주는 '4K AI 업스케일링'과 AI가 장면별로 최적의 색상을 구현하는 '마이크로 RGB 컬러 부스터 프로' 등의 성능으로 차별화된 시청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후발주자 LG전자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에서 'LG 마이크로RGB 에보'를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LG전자는 다른 길을 택했다. 100·86·75형 등 중대형 위주로 라인업을 구성해 시장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마이크로RGB 에보에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통해 축적한 정밀 광원 제어 기술을 적용해 기존 LCD TV와의 차별화를 강조한다. 이를 위해 2026년형 OLED TV 신제품 라인업의 프로세서와 동일한 듀얼 AI 엔진 기반의 3세대 '알파11 AI 프로세서'를 탑재한다. 업계 유일의 OLED 전용 화질∙음질 AI 프로세서다.
같은 RGB TV를 놓고 맞붙지만, 양사의 전략에는 미묘한 차이가 엿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 RGB TV를 출시하면서, 이 제품을 TV 포트폴리오 최상단에 위치시켰다. 115형 단일 대형 모델에서 중형까지 라인업을 늘린 이번 선택은 RGB TV를 실질적인 프리미엄 메인 라인으로 배치하며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LG전자는 여전히 OLED를 최상위 라인업에 두고, 바로 아래에 마이크로RGB 에보를 배치했다. 장기간 OLED 글로벌 1위 자리를 지켜온 스토리를 유지하는 동시에, RGB를 '고급 LCD'로 분리해 또 하나의 프리미엄 축을 세우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결국 양사는 같은 기술을 두고 서로 다른 전략을 설정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RGB를 최상위 모델로 끌어올린 뒤 확장성을 부여해 프리미엄의 범위를 넓혔다면, LG전자는 OLED를 정점에 둔 채 RGB로 또 하나의 축을 세우며 선택지를 제시한 것이다.
중국 업체들이 저가 공세를 펼치며 기본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잠식하는 상황에서, 프리미엄 시장은 한국 기업들의 마지막 방어선에 가깝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저가 물량을 앞세워 공세를 강화하고, 고가 프리미엄·OLED 진출에도 속도를 높이며 우리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과 LG의 RGB 신제품이 프리미엄 TV 시장의 저변을 확대하며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고, 시장을 활성화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동시에 두 기업의 방향성이 향후 시장 지형을 가를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뒤따른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가 모두 프리미엄 라인업을 확장하면서, 시장 자체도 커질 것이 예상된다"며 "두 기업의 경쟁이 한국 프리미엄 TV 시장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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