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처, 이민자 체류 실태 및 고용조사 발표
외국인 상주인구 169.2만명…전년 比 8.4%↑
2025년 이민자체류실태및고용조사 결과. ⓒ국가데이터처
국내에 상주하는 15세 이상 외국인 인구가 170만명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취업자 수도 11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특히 유학생 취업자가 1년 새 70% 이상 급증하며 고용 시장의 새로운 축으로 떠올랐다. 외국인 근로자의 임금 수준도 높아져 월 300만원 이상을 버는 비중이 3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데이터처는 18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이민자 체류 실태 및 고용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5월 기준 15세 이상 외국인 상주인구와 귀화허가자를 대상으로 국내 체류 현황과 고용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실시됐다.
외국인 취업자 110만명 돌파…유학생·전문인력 급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15세 이상 외국인 상주인구는 169만2000명으로 전년 대비 8.4%(13만2000명) 증가했다. 이는 2017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은 수치다.
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외국인이 늘면서 취업자 수도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외국인 취업자는 110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9.8%(9만9000명) 늘었다. 이에 따른 외국인 고용률은 65.5%로 전년 대비 0.8%포인트(p) 상승했다.
체류 자격별로는 비전문취업(E-9) 비자가 32만1000명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주목할 점은 유학생(D-2, D-4-1·7) 취업자의 폭발적인 증가세다. 유학생 취업자는 5만6000명으로 전년 대비 무려 71.8%(2만3000명)나 급증했다. 전문인력(E-1~E-7) 취업자 역시 8만2000명으로 25.7% 늘어, 단순 노무직 중심이던 외국인 인력 구조가 다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반면 방문취업(H-2) 자격 취업자는 5만4000명으로 12.0% 감소했다.
산업별로 보면 광·제조업이 49만8000명(44.9%)으로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이 22만6000명(20.4%),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이 14만8000명(13.4%) 순이었다. 특히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전년 대비 18.4% 증가해 서비스업 분야에서의 외국인 인력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월 300만원 이상 고소득 외국인
외국인 근로자들의 지갑도 두툼해졌다. 외국인 임금근로자(104만7000명)의 월평균 임금 수준을 보면 ‘200만~300만원 미만’이 50.2%(52만6000명)로 가장 많았다. 눈에 띄는 것은 ‘300만원 이상’ 고소득자 비중이다. 월 300만원 이상을 버는 외국인 근로자는 36.9%(38만7000명)로 전년(37.1%)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인원수로는 3만3000명 늘었다.
임금 근로자의 직장 만족도 역시 높아졌다. 일자리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68.7%로 2년 전보다 6.1%p 상승했다. 특히 작업장 청결 및 안전 정도(68.2%), 근로시간(62.4%) 등에 대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반면 임금 및 보수에 대해서는 ‘불만족’ 비율이 9.6%로 다른 항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이 역시 2년 전보다는 2.1%p 하락하며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한국 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코리안 드림’을 이어가려는 의지도 강했다. 외국인의 89.8%는 “한국에 계속 체류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체류 연장 방법으로는 ‘체류 기간 연장’(60.5%)을 가장 선호했으며, ‘영주 자격 취득’(17.2%), ‘한국 국적 취득’(10.1%) 순으로 나타났다.
귀화자 고용률 66.6%…한국인 동료와 갈등은 ‘숙제’
최근 5년 이내 귀화 허가를 받은 ‘귀화허가자’ 상주인구는 5만2000명으로 전년 대비 1.4%(1000명) 증가했다. 귀화 전 국적은 베트남(1만9000명)과 한국계 중국인(1만8000명)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귀화허가자의 고용률은 66.6%로 외국인(65.5%)보다 소폭 높았다. 이들의 직장 만족도 또한 66.2%로 높게 나타났으나, 직장 생활의 어려움으로 ‘한국인 동료와의 갈등’(4.9%)을 꼽은 비율이 2년 전보다 1.4%p 상승해 사회적 통합을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외국인들의 경제적 상황은 엇갈렸다. 지난 1년간 경제적 어려움을 경험했다는 외국인은 12.9%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어려움을 겪은 이유로는 ‘병원비가 부담되어 진료를 받지 못함’(36.2%)이 가장 많아 의료 복지 사각지대 해소가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본국으로 보내는 송금액은 ‘연간 2000만원 이상’이 30.9%로 가장 많았고, 국내외 송금 비중(25.5%)이 생활비(37.3%) 다음으로 큰 지출 항목을 차지했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외국인 인력이 우리 산업 현장 곳곳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조사를 통해 확인된 유학생 취업 증가와 서비스업 진출 확대 등의 트렌드를 반영해 맞춤형 이민·고용 정책을 수립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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