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385억 신고…국내 주식은 전량 매각, 애플·테슬라 등 해외 주식 유지
환율 급등기 ‘해외 투자 주의’ 메시지와 개인 포트폴리오 엇갈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025년 10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원·달러 환율 급등 국면에서 해외 주식 투자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던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정작 본인 명의로는 애플·테슬라 등 미국 주식을 보유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국 수장의 공개 발언과 개인 투자 행보가 배치되면서, 금융시장에 주는 메시지를 둘러싼 논란이 제기됐다.
지난 30일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자료에 따르면, 이 원장은 본인·배우자·장남 명의로 총 384억89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신고 당시 기준 이 원장 본인 명의의 증권 자산은 국내외 주식을 합해 약 10억5900만원 수준이었다.
KB금융,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 기업은행 등 국내 상장주식은 이해충돌 방지를 이유로 취임 이후 전량 매각했다.
반면 해외 주식은 유지했다. 이 원장은 리커젼파마슈티컬스(7150주), 소파이테크놀로지스(110주), 애플(100주), 온홀딩(140주), 월트디즈니(25주), 테슬라(66주), 록히드마틴(20주) 등을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원장의 투자 내역이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금융당국의 메시지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지난 13일 ‘시장 상황 점검 회의’에서 “최근 코스피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해외 자산 가치 상승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으로 해외 주식 투자 및 외화 예금·보험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환율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투자자 유의를 강조했다.
이 원장은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 위험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는 등 사전적 투자자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투자자의 국내 자본시장 환류 유도 방안을 차질 없이 추진해달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후 금융당국은 금융회사들을 상대로 해외 투자 손실 위험에 대한 설명 강화 등 투자자 보호 조치를 주문하며, 사실상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매수 자제를 유도하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기조와 이 원장의 개인 포트폴리오를 대비시키며 비판했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정권 핵심 인사들이 미국 빅테크 주식을 대거 보유한 ‘서학개미’로 드러났다”며 “이는 한국 경제의 미래와 비전을 불신한다는 시그널”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 원장의 자산 구성은 증권 외에도 예금 비중이 크다. 본인 명의 예금만 267억7700만원, 가족 합산 310억5200만원에 달한다.
서울 서초구 우면동 아파트와 성동구·중구 상가 등 부동산 자산, 개인투자조합 관련 채권, 귀금속·보석류 등도 신고 대상에 포함됐다.
강남 아파트 두 채 보유 논란 이후 한 채를 처분하고, 계약금 일부로 국내 지수형 ETF를 매수한 사실도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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