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 해제냐 유지냐…수도권 토허제 두고 ‘설왕설래’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5.12.30 07:00  수정 2025.12.30 07:00

野, 10·15 대책 취소 관련 행정소송 잇따라 제기

“서울 외곽도 강남과 동일”…지역 반발에도 정부 ‘신중’

해제시 단기 급등 부작용 우려, 공급대책 효과도 미지수

“지방선거 전 내년 3월 데드라인…시장 상황 만만치 않아”

ⓒ뉴시스

서울 외곽 및 경기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을 풀어 달라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규제를 섣불리 해제했다간 단기간 집값 과열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에 정부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야권에서 10·15 대책 무효와 관련된 행정소송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서울행정법원에 10·15 대책 무효 확인·취소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김은혜 국민의힘 원내정책수석부대표도 지난 26일 지역 주민들과 함께 행정처분 취소 소송에 돌입한다고 알렸다.


이들의 소송 제기는 위법하게 규제로 묶인 지역들에 대해 규제를 해제 해달라는 취지다.


야권에서는 정부가 10·15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토허제·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는 과정에서 직전 3개월간(7~9월)의 주택통계가 아닌 6~8월의 적용해 기준이 미달한 지역까지 광범위한 규제로 묶였다고 지적한다.


이에 정부는 핀셋 규제 시 발생할 수 있는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한 취지로 적법한 절차를 거쳐 요건에 맞는 곳들을 토허제·규제지역으로 지정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집값 상승세가 크지 않았던 서울 외곽과 경기 일부 지역에선 강남권, 한강벨트와 동일한 규제가 적용된 것에 대해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가 제한되고 실수요자들의 진입 문턱이 높아졌다는 거센 비판이 일고 있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이 지난달 26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토허제는 임시조치”라고 언급하며 연말 해제 기대감이 커지기도 했지만 당초 연내 예정됐던 추가 주택공급 대책 발표가 미뤄지고 서울 및 수도권 집값이 지속적으로 오르자 규제 완화 논의는 요원해진 상태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애초에 토허제를 지정할 때 잘 묶었어야 했다”며 “이제와서 토허제를 일부 해제하면 단기적으로 집값이 크게 뛰는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에선 내년 초 주택공급 대책을 발표하고 부동산 시장 추이를 살펴본 뒤 토허제 해제 시점을 저울질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을 통해 집값이 안정화되면 풍선효과 부작용이 최소화될 수 있는 만큼 서울과 경기 외곽지역 등 해제를 논의할 수 있어서다.


다만 부동산 시장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공급대책 발표 후 토허제 해제 여건이 마련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부동산업계 또 다른 전문가는 “정부가 수도권에 135만가구를 착공하겠다는 내용을 9·7 대책을 통해 발표했었지만 오히려 공급대책 발표 후 집값이 올랐었다”며 “지금 공급대책으로 쓸 수 있는 카드도 한정적인 만큼 차라리 공급대책을 발표하지 않는 게 시장 안정화에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예측되는 주요 공급 내용은 유휴부지 활용과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인데 서울 등 핵심 지역에 부동산 시장 수요자들의 기대를 충족할 만한 물량을 대거 공급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큰 상황이다.


김인만 감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내년 지방선거 전 공급대책 발표 후 시장상황을 보고 토허제를 풀 수 있는 데드라인은 3월로 예상되는데 예상대로 해제를 논의하기엔 시장 상황이 만만하지 않을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되지도 않았을뿐더러 공급대책의 효과도 크지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어 “어설프게 잘못 묶은 규제가 두고두고 문제가 되고 있지만 풀 수도 없어 정부도 진퇴양난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