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보다 완성도... 새해 전자·IT 트렌드는 'UX 개선'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6.01.02 06:00  수정 2026.01.02 06:00

미래 기술 전시에서 AI 관리 경쟁으로 무게 이동

가전·TV·로봇·웨어러블, 스펙보다 '사용 맥락'이 핵심

고금리 소비 침체 속 '구매 설득 포인트'도 UX로

ⓒ데일리안 AI 이미지

글로벌 가전·IT 업계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6'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매년 관람객의 이목을 사로잡는 '혁신 기술' 외 '사용 경험(UX) 개선'에도 소비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화려한 기술 데모나 미래 콘셉트 제품에 앞서 소비자가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편의성과 완성도를 높인 생활형 전자제품에 대한 기대감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CES 2026 전시회가 오는 6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다. 삼성전자는 공식 행사에 앞서 '더 퍼스트 룩'을 통해 신제품과 신기술을 선보인다. 특히 실제 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AI 경험 공간을 마련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제품군은 AI 비서 ‘제미나이’를 탑재한 냉장고와 프리미엄 TV 등으로, 사용자 습관을 학습해 요리 추천, 식재료 관리, 환경에 따른 화면·음향 최적화까지 지원하는 '생활밀착형 AI 기능'을 내세웠다.


LG전자 역시 CES에서 TV·가전의 성능 경쟁은 물론, 나아가 '사용자 경험 개선'을 전면에 내세울 전망이다. AI TV는 시청 패턴과 콘텐츠 취향을 분석해 맞춤 추천을 강화하고, 공기청정기·에어컨 등 공조 가전은 실내 공기질·활동 패턴을 감지해 자동으로 운전 모드를 조절하는 등 '상황 인지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는 이러한 변화가 화려한 스펙 경쟁에서 벗어나, 체감 성능과 편의성 중심의 제품 전략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스마트홈 영역의 진화도 눈에 띈다. CES 2026 트렌드 분석에서는 AI 기반 상호연결형 홈 솔루션이 소비자 생활 전반을 바꿀 핵심 관전 포인트로 지목된다. 이는 다양한 기기를 맥락 인식·맞춤 제어로 연결해 생활 전반을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단순 기능 상승을 넘어 통합적 사용자 경험으로 확장되고 있다.


자동주행, 휴머노이드 로봇, 몰입형 디스플레이 등 첨단 기술은 여전히 CES 무대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아이템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이 실제 상용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고, 기업간 거래가 아닌 기업-소비자 거래에는 즉각적인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반면, 집안 환경 관리, 콘텐츠 소비, 건강 관리 등 생활 영역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담은 제품은 소비자가 체감하는 변화가 분명하고, 기업 실적에도 직결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올인원 세탁건조기, 로봇청소기, AI TV, 공기청정·에어컨 등 공조 가전, 웨어러블 기기 등이 꼽힌다. 로봇청소기 시장은 중국 기업의 저가 공세 속에서 국내 기업들이 약세를 보여왔으나 이번 무대를 통해 '흡입력·걸림 최소화·자동 비움' 등 실사용 성능을 개선한 신제품들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AI TV 역시 화질·스펙 경쟁에서 벗어나 추천 콘텐츠 품질, 음성 인식, 화면·조명 최적화 등 사용자 편의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화 중이다.


공기청정기와 에어컨은 실내 공기질·활동 패턴을 감지해 자동으로 운전 모드를 조절하는 '상황 인지 가전'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웨어러블 기기는 단순한 건강 데이터 측정을 넘어 '수면·운동·스트레스 관리 코칭' 기능을 확대하면서 생활 루틴에 직접 개입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업계는 이러한 흐름이 단기 유행을 넘어, 글로벌 전자업계 전반의 전략 전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고금리·고물가 환경 속에서 소비자가 신제품 구매를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만큼, 체감 효용이 분명한 UX 개선형 제품이 시장 수요 회복의 열쇠가 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술의 화려함도 중요하지만, 이제 AI가 모든 산업의 공통 언어가 된 만큼, 방향성을 어떻게 보여주는지가 중요해졌다"며 "하드웨어 스펙보다 AI를 잘 설계하고 이용자들의 편의를 어떻게 끌어올리는지도 새해 글로벌 IT 업계의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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