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영향 미치는 회사 경매결정…대법 "공시 의무 아냐"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입력 2026.01.05 09:26  수정 2026.01.05 09:28

주주들 "회사 중요사항 뒤늦게 공시" 손해배상 소송…원고 승소 깨고 돌려보내

"회사 공장용지 경매, 자본시장법 보고대상 아냐…증권 관련 중대 소송만 해당"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데일리안DB

회사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소송이 모두 공시 의무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지난달 A회사 주주인 B씨 등이 대표와 사내이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한 원심판결을 깨고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코스닥 상장법인 A사는 2014년 12월 법원으로부터 회사 소유 공장용지에 대해 두 건의 임의경매개시 결정을 받았다.


A사는 이듬해 1월 이같은 내용을 공시한 뒤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B씨 등은 이후 회사가 중요사항에 관해 뒤늦게 공시해 피해를 봤다며 손배 소송을 제기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르면 상장법인은 '증권에 관하여 중대한 영향을 미칠 소송이 제기된 때' 주요사항보고서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


다만, 수시공시 항목 중 특별히 중요한 사항을 분리해 공적 규제의 대상으로 하고 그 밖의 사항은 자율규제 대상으로 삼아 기업이 이중으로 공시 의무를 부담하지 않도록 했다.


1, 2심은 회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임의경매개시 결정은 회생신청의 직접적 원인 중 하나로 증권에 중대 영향을 미칠 소송이 제기된 때에 해당함에도 대표 등이 정해진 기간 내에 공시하지 않아 투자자 보호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공시의무를 규정한 자본시장법 시행령의 '소송'은 증권에 관한 소송만을 의미하고, 그 증권에 관해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모든 소송을 포함한다고 볼 수는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법인으로서는 미제출에 따른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법인과 관련된 소송이 제기된 모든 경우에 주요사항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결과에 이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결과는 법인이 이중으로 공시의무를 부담하지 않도록 한 주요사항보고서 제도 도입 취지에 비춰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이런 법리에 비춰보면 임의경매개시 결정이 있었다고 해서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공시의무 사항으로 규정한 '소송'이 제기된 때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고, A사가 보고서를 제출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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