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하고 단순했던 이민성호…아시안게임 전망까지 ‘빨간불’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1.14 08:39  수정 2026.01.14 09:04

조별리그 최종전 우즈벡에 0-2 완패, 2위로 8강행

후방 빌드업 불안, 중원 장악 실패, 공격 전개 단순

간신히 8강 무대에 오른 23세 이하 대표팀. ⓒ KFA

간신히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에 오른 이민성호가 나흘간 경기력 개선이라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은 13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프린스 파이잘 빈 파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3차전 우즈벡과의 경기서 0-2 완패했다.


조별리그 1승 1무 1패(승점 4)를 기록한 한국은 우즈벡에 이어 C조 2위를 차지하며 8강에 진출했다. 만약 최하위 레바논이 이란을 1-0으로 잡아주지 않았다면 탈락할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어렵게 8강에 오른 대표팀은 오는 18일 0시 30분 사우디 제다의 프린스 압둘라 알파이잘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D조 1위와 8강전을 치른다. 현재 D조는 중국이 1위, 호주가 2위를 달리는 가운데 최종전을 앞두고 있다.


경기 후 이민성 감독마저 완패를 언급했을 정도로 대표팀의 경기력은 처참했다. 선수들의 플레이는 느슨했고 벤치의 작전 지시는 날카롭지 못했다. 더 나아가 이번 대회를 뛰고 있는 선수들은 다가올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기 때문에 지금의 경기력이라면 메달 획득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술 역량을 보여주지 못한 이민성 감독. ⓒ KFA

가장 먼저 짚어야 할 대목은 후방 빌드업의 불안정성이다. 이민성 감독은 골키퍼까지 포함해 후방 빌드업을 통해 경기를 풀어가려 했지만,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 사이 간격 조절이 매끄럽지 않았다.


상대가 전방 압박 강도를 높일수록 중앙 탈출구는 쉽게 차단됐고, 볼은 측면으로만 흐르기 일쑤였다. 패턴이 단순해지자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전개 속도는 둔화 됐고, 상대 또한 수월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 여기에 우즈벡전에서는 상대의 빠른 공격에 쫓아가지 못하는 모습마저 나오고 말았다.


중원 장악 실패도 반복적으로 노출됐다. 전환 속도를 중시한 나머지 2선과 3선 간 간격이 벌어졌고, 이는 곧 세컨드볼 열세로 이어졌다. 공·수 전환 시 압박 타이밍이 늦어지며 수비 블록은 자연스럽게 내려앉았고, 주도권은 쉽게 상대에게 넘어갔다. 활동량은 충분했지만, 조직적 약속과 위치 이해도는 아쉬움을 남겼다.


공격 전개는 더 단조로웠다. 조별리그 내내 측면 돌파와 크로스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았는데 이는 다가올 토너먼트서 상대가 반드시 점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중앙에서의 연계, 하프스페이스 침투, 2선의 적극적인 박스 진입은 제한적이었고, 이렇다 보니 상대 수비가 내려앉을수록 공격은 읽히기 쉬워졌다. 박스 안 움직임 역시 단순해 결정적 기회 대비 유효 슈팅 비율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간신히 8강 무대에 오른 23세 이하 대표팀. ⓒ KFA

경기 운영에서도 아쉬움이 남았다. 앞서가는 상황에서 템포를 조절하지 못하거나, 밀리는 흐름 속에서도 전술적 변화를 주지 못한 장면이 눈에 띄었다. 교체 카드 역시 흐름 반전을 노리기보다는 체력 안배에 머무른 인상이 강했다. 단기 토너먼트에서 요구되는 ‘영리함’은 아직 부족해 보이는 모습이다.


수비는 개인 실수보다 조직적인 라인 컨트롤 문제가 더 컸다. 라인을 올리고 내리는 타이밍이 맞지 않았고, 측면 수비수와 센터백 간 커버 범위에서 혼선이 잦았다. 세트피스 상황에서도 마크 책임이 명확하지 않아 불안 요소로 작용했다. 결국 조별리그 3경기 중 0-0 무승부를 제외한 2경기서 선제골을 내주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가야 했다.


이번 조별리그 3경기는 이민성호가 지닌 가능성과 한계가 동시에 드러났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빠르고 부지런했지만 단순했고, 열심히 뛰었지만 영리하지 못했다. 8강 토너먼트 및 이후 경기들, 그리고 아시안게임 메달 획득을 위해서라면 중앙 빌드업의 안정화, 중원 역할 재정립, 공격 패턴 다변화의 과제를 모두 풀어내야 하는 이민성호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