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카메라·구동계까지…핵심 부품 선점 가속
"하드웨어 정교함이 곧 경쟁력…부품 기술이 승부 가른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앙코르 앳 윈 호텔에서 'CES2026' 미디어 초청 행사를 열고 공개한 차세대 AI 기기 콘셉트의 데모제품 'AI OLED 봇'ⓒ삼성디스플레이
전자 업계가 로봇 시대를 맞이하면서 산업의 경쟁 전선이 완제품에서 부품으로 확대되고 있다. 로봇의 눈을 담당하는 카메라, 표정을 구현하는 디스플레이, 관절과 근육 역할을 하는 구동계 부품까지 하드웨어의 정교함이 곧 경쟁력이 되는 국면이다. 삼성과 LG의 부품 계열사들은 각자의 주력 부품을 앞세워 로봇 생태계 주도권 확보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로봇용 디스플레이 시장을 차세대 성장축으로 삼고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적용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양사는 스마트폰과 IT 기기를 통해 중소형 OLED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로봇 전용 패널 시장에서도 빠른 선점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양사는 CES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용 OLED를 전면에 내세웠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3.4인치 원형 OLED를 적용한 'AI OLED 봇'을 공개했다. 폴더블, 초박형 등 기존 모바일·IT용 OLED를 로봇과 웨어러블, AI 액세서리로 확장한 것이다. 8.6세대 IT용 OLED 양산에 더해 장기적으로 IT 기기와 로봇, 엣지 디바이스를 OLED 포트폴리오에 두겠다는 구상이다.
LG디스플레이 역시 휴머노이드 로봇용 OLED 패널을 공개했다. 곡면 구현 능력과 내구성을 강화해 휴머노이드 특성에 맞춰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로봇이 제공하는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디스플레이는 필수"라고 강조했으며,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차량용 시장에서 축적한 곡면 구현과 내구성 노하우를 바탕으로 로보틱스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휴머노이드 로봇 특성상 고해상도·고휘도 패널의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가 CES2026에서 공개할 홈 로봇 'LG클로이드'가 몸체에 달린 두 팔과 손가락을 이용해 수건을 개고 있다.ⓒLG전자
전자부품 계열사들도 로봇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었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로봇 구동과 인식에 필수적인 카메라 모듈, 센서,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등 핵심 부품 개발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로봇의 정교한 움직임을 위해서는 고성능 카메라와 안정적인 전력 제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로봇 구동계에 적용되는 센서나 카메라, MLCC 등 전자부품에서 이미 강점을 지닌 기업이다. 최근에는 휴머노이드 로봇 손에 들어가는 액추에이터를 개발하는 노르웨이 기업 알바 인더스트리즈에 투자하며, 보폭도 넓히고 있다.
LG이노텍도 휴머노이드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미국 로봇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협력해 휴머노이드 로봇에 탑재될 비전센싱 모듈을 개발 중이다. RGB 카메라와 3D 센싱 모듈을 하나로 집약한 이 부품은 로봇의 인식과 판단 능력을 좌우하는 부품이다. 미국 로봇 업체인 피규어AI를 고객사로 확보한 상황이다.
특히 업계의 관심은 로봇의 관절과 근육 역할을 하는 '액추에이터'로 쏠리고 있다. 액추에이터는 모터, 감속기, 제어부품이 결합된 구동장치로, 로봇 움직임의 정밀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휴머노이드의 시대가 빠르게 진화하면서 소형·고출력·고내구성 부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액추에이터 탑재용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로봇은 단일 기술이 아니라 디스플레이, 카메라, 센서, 반도체, 전력 부품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종합 산업"이라며 "부품 경쟁력이 곧 로봇 생태계의 주도권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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