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에 복귀?"…정청래 리더십 위기에 '당권' 힘받는 김민석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6.02.11 04:00  수정 2026.02.11 04:00

정청래發 각종 논란, 어수선한 여당

김민석, 친명서 '당권도전' 질문받자

즉답 피해…"로망은 있다" 여지 남겨

당청 불협화음엔 '반청여론' 힘 실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월 1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정당 지도부 초청 오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첫 집권 여당 대표로 4선의 정청래 의원이 선출됐다. 그러나 정청래 체제 반년 만에 당내 '1인1표제' '합당 제안' '계파 갈등' '특검 추천' 등 각종 논란으로 당대표의 리더십이 사안마다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에서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김민석 국무총리에 '당권 도전 의사'를 묻는 질문이 나와 주목된다. 차기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를 6개월 앞두고 민주당 내부에서 일찌감치 친명(친이재명)계 핵심 격이자 당 수석최고위원을 지낸 김 총리에 힘을 실어주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후덕 민주당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한 김 총리를 향해 '서울시장 출마는 포기한 것 같은데 (오는 6월 3일) 지방선거가 끝나면 당에 복귀할 건가'라고 물었다.


이에 김 총리는 "서울시장 선거에 나가지 않겠다는 말씀은 이미 드렸다. 지금은 국정에 전념하고 있다는 말씀을 누차 드리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다시 윤 의원이 8월 전당대회를 언급하며 '마음속에는 뭔가 로망이 있지 않나'라고 물었고, 김 총리는 거듭 "국정에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


윤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김민석(총리)·진성준 의원·이한주 전 민주연구원장과 함께 '정책통 4인방'으로 꼽힌다. 이처럼 대정부질문이라는 공개 석상에서 친명계 의원으로부터 직접 차기 당권 출마 가능성을 질문 받고, 김 총리가 이를 일축하지 않은 것은 민주당 내에서 김 총리를 차기 당권주자로 염두에 두고 있고, 김 총리도 이를 사실상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특히 김 총리는 최근 인터뷰에서 차기 당권 도전 여부와 관련해 "나는 민주당에서 성장했고 당을 사랑하는 사람이기에 민주당의 대표가 된다는 건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다. 당연히 (대표가 되는 것에 대한) 로망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청년정책 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현재 김 총리가 차기 당권 출마 여부에 즉답을 피하곤 있지만, 최근 당내 현안에 대한 입장을 언급하며 정 대표에 비판 메시지를 내는 상황이 주목된다. 김 총리는 최근 정 대표가 최고위원들을 패싱한 채 조국혁신당에 기습 합당을 제안한 데 대해서도 부정적 평가를 가하며 반청(반정청래) 여론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이는 정 대표 당선 이후 시작된 '명청'(이재명·정청래) 갈등으로 연일 당청 불협화음을 내는 데 대한 견제이자, 집권 여당으로서 대통령의 정책운영 방향을 뒷받침하지 못한 채 되려 역행하는 상황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는 관측이다.


실제 김 총리는 지난 3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적정한 논의나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도움이 안 된다. 합당 이슈가 국정 운영에 덜 플러스(도움)되는 상황으로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사실상 정 대표를 겨냥했다. 당대표의 독단이 정부의 국정운영 동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망명 일기를 인용하며 국정 운영에 대한 책임감을 언급하기도 했다. 망명일기엔 '정권을 잡을 때까지는 이데올로기 또는 대의명분을 높이 걸고 대중을 설득하는 웅변이 중요하지만, 일단 집권하면 대의명분과 더불어 대중의 생활을 향상시키고 국가 발전을 성취할 수 있는 실제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적혔다.


또 김 전 대통령은 정책의 기반이 '국제·국내의 정확한 정보와 과장 없는 숫자, 있는 그대로의 사실에 입각해야 한다. 여기에서 실패하면 정치가의 말로가 시작되며 민중은 이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김 총리는 "가장 어렵고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었던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언젠가 다가올 미래를 내다보며 견지했던 책임감의 눈"이라고 평가했다. 집권여당이 정부를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여권에선 정 대표가 이재명정부 출범 1년도 안 된 시점에서 급진적 행태를 보이는 데 대해 6·3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를 이 대통령이 아닌 자신의 '공(功)'으로 삼기 위한 포석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선거 승리를 이끌어 당권에서 연임하고, 나아가 다음 총선 공천권을 쥐고 세력 불리기를 꾀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둔 정 대표 입장에선 지방선거 결과를 대통령의 공으로 돌리는 게 아닌 '내가 잘해서 이겼다'는 구도를 만들고 싶은 것"이라며 "이를 통한 당권 연임, 총선 공천권 행사를 통해 반대세력을 한번 정리하고 가자는 구상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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