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 새해 경영 목표로 방점
건전성·자본 부담 등 과제 산적
"실제 생산성 향상까지는 시차 발생"
5대 금융그룹 수장들이 2026년 경영의 핵심 키워드로 '생산적 금융'을 제시했다.ⓒ각사
국내 은행권이 새해 경영 목표의 핵심 키워드로 생산적 금융을 전면에 내걸었다. 단순한 자금 공급을 넘어 기업의 생애 주기 전반을 지원함으로써 새로운 수익성 기회를 창출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러한 정책적 노력이 실질적인 경제 효과로 이어지기까지 상당한 시차가 존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건전성 관리와 자본 부담이라는 현실적 장벽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생산적 금융 안착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는 향후 5년간 생산적 금융을 이행하기 위해 총 441조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하기로 했다.
가계대출 중심의 자산 성장에서 벗어나 미래 성장 동력인 생산적 분야로의 자금 흐름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금융지주별로 살펴보면 신한금융은 5대 지주 중 최대 규모인 98조원의 공급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위해 '초혁신경제 성장지원 추진단'을 신설하고, 벤처캐피털 전문가를 대거 채용하며 전문성 강화에 나섰다.
KB금융과 NH농협금융은 각각 93조원을 투입한다.
KB금융은 국민은행에 '성장금융추진본부'를 신설해 유망 기업을 발굴하고 지원에 나선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국가 전략 사업에도 대규모 자금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농협금융은 범농협 차원의 협의체를 구성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농산업 혁신 분야에 특화된 자금 공급에 주력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84조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디지털 자산과 결합한 신산업 금융 지원을 강화하는 등 기술 융합형 투자에 집중한다.
우리금융은 73조원을 투입한다. '생산적금융투자부'와 '전담심사반'을 신설해 생산적 금융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움직임이 단순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넘어 고착화된 저성장 기조를 벗어나기 위한 생존 전략이라고 분석한다.
조직 개편과 전문 인력 채용을 통해 생산적 금융이 일회성 지원이 아닌 은행의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로 자리잡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의 고민은 깊다. 기업대출 확대는 필연적으로 은행의 건전성 하락 우려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특히 자본 적정성 규제 강화는 은행의 발목을 잡는 요소다.
최근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의 위험가중치 하한선이 기존 15%에서 20%로 상향 조정되면서 은행들이 쌓아야 할 자기자본 부담이 대폭 커졌다.
자본 여력이 줄어든 상황에서 위험가중치가 높은 중소기업 대출이나 시설 자금 공급에 적극적으로 나서기에는 리스크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장이 기대를 거는 대목은 정부 주도의 '국민성장펀드'다.
국민성장펀드는 우리나라 국내총생산의 약 6%에 달하는 대규모 재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지난 2021년 출범했던 뉴딜펀드가 GDP 대비 0.8% 규모였던 것을 감안하면 그 규모가 훨씬 크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거대한 규모의 정책 자금이 들어갈 경우, 민간 금융의 참여를 유도하는 효과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단순한 자금 투입을 넘어 산업 구조 자체를 고도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동력 확보 차원이라는 얘기다.
다만 생산적 금융의 효과 가시화는 최소 내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책 자금이 집행돼 실제 투자와 산업 활동, 고용 창출로 연결되기까지는 물리적인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전문가는 "생산적 금융의 실질적인 효과는 2027년 이후부터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정책 자금이 실제 기업의 생산성 향상으로 나타나기까지는 통상 1~2년의 시차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대규모 정책성 펀드 조성에 대한 기대감이 금융 환경을 완화할 수 있다"며 "자본시장 내 위험 선호 심리를 점진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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