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촌마을 선도지구, 전략환경영향평가 대상에 포함
주민들 "평가 대상 제외" 요구에 고양시 "원칙 고수" 맞서
경기 일산 강촌마을 선도지구 단지 내에 고양시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독자 제공
경기 고양 일산 신도시 선도지구 중 최대 규모로 꼽히는 강촌마을 3·5·7·8블록 통합재건축이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발목 잡혔다. 구역 면적이 커 환경부 평가를 받아야 하는 탓인데 주민들은 구역 면적을 줄여 평가 대상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촌마을 통합재건축 주민들은 지난 14일 고양시청에 청원서를 제출했다. 청원서에는 ▲용적률 350% 상향 ▲공원용지 공공기여 최소화 ▲선도지구 우선 지원 ▲전략환경영향평가 대상지 제외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주민들은 그중에서도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 등에 따르면 정비사업 구역 면적이 30만㎡ 이상이면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해당 사업이 주변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일산에서는 강촌마을 선도지구(약 31만9000㎡)만 평가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전략환경영향평가는 6개월~1년 소요된다. 강촌마을이 평가를 받으면 일산 선도지구 중 유일하게 사업이 1년 가까이 지연되는 셈이다.
주민들은 구역 내 일부 용지를 제척해 구역 면적을 줄여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학교와 공공도로 등을 구역에서 제외해 총 면적을 30만㎡ 미만으로 줄이고 고양시가 이를 승인하면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슷한 방법으로 평가를 피한 사례도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 양지마을(금호·청구·한양아파트) 통합재건축은 구역 면적이 약 33만㎡에 달해 전략환경영향평가 대상이었지만 주민들이 구역 면적을 줄이고 성남시가 이를 수용하면서 평가를 피했다.
강촌마을 주민들은 청원서에서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에 따르면 사업계획 면적 산정 시 학교용지, 공공도로 등 공공시설 용지를 제외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공공시설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고 공익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평등원칙의 관점에서 유사한 규모와 조건의 양지마을이 구역계 조정을 통해 전략환경영향평가 대상에서 제외된 것과 달리 강촌마을만 이를 적용받지 못하는 것은 합리적 근거가 없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분당은 특수 사례"…고양시청은 입장 고수
경기 일산 강촌마을 3단지 전경 ⓒ데일리안 이수현 기자
주민들의 반발에도 고양시는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산은 분당과 달리 올해 정비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는 물량이 많기 때문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일산 정비구역 지정 가능 물량은 2만4800가구로 1기 신도시 중 가장 많다. 이어 중동(2만2200가구)·분당(1만2000가구)·평촌(7200가구)·산본(3400가구) 등의 순이다. 분당은 4392가구 규모인 양지마을의 정비구역 지정이 지난해에서 올해로 밀렸다면 정비구역 지정 물량 3분의 1 이상이 사라지는 셈이다.
그와 달리 일산은 정비구역 지정 일정이 밀리더라도 지역 내 영향이 미미하다. 가장 규모가 큰 강촌마을(3616가구)을 비롯해 백송마을 1·2·3·5단지(2732가구), 후곡마을 3·4·10·15단지(2564가구), 정발마을 2·3단지(262가구)를 더해도 9174가구 물량에 불과하다.
고양시청 관계자는 "성남시는 지난해 양지마을을 정비구역에 지정하지 않으면 올해 물량 다수가 사라지기 때문에 행정 절차를 간소화한 것"이라며 "구역 면적을 설정할 때 기반시설을 모두 포함해 계산하는 것이 방침인 만큼 고양시는 규정대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촌마을 선도지구 예비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신탁은 상황을 살피고 있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분당 양지마을은 인허가청인 성남시와 협의가 잘 마무리됐지만 강촌마을은 주민과 인허가청 사이 협상이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선도지구 의미 없다"…주민들 반발 확산
경기 일산 강촌마을 3단지 전경 ⓒ데일리안 이수현 기자
고양시가 원칙을 고수하면서 빠른 사업 추진을 원하던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다른 1기 신도시 대비 용적률이 낮아 사업성이 떨어지는데 사업 속도까지 느려지면서 '선도지구로 지정된 의미가 없다'는 불만까지 나온다.
일산 선도지구는 지난 2024년 11월 지정 이후 아직 특별정비구역에 지정된 곳이 없을 정도로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성남시가 지난 19일 분당 선도지구인 시범단지와 샛별마을, 목련마을을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고시한 것과 대비된다. 산본과 평촌 선도지구 또한 지난해 말부터 차례로 특별정비구역 지정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더해 강촌마을은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받으면 선도지구에서 탈락했던 다른 구역보다 사업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 이미 일산 강촌1·2, 백마1·2단지 통합재건축은 선도지구가 아님에도 이달 고양시청에 정비계획 초안을 제출하는 등 사업 속도를 내고 있다. 강촌마을3·5·7·8블록이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받을 경우 사업 속도가 역전될 수 있는 셈이다.
강촌마을 통합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성남시가 분당 선도지구에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반면 고양시는 일산 선도지구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다"며 "이에 따라 일산 선도지구는 다른 1기 신도시보다 사업 속도가 더딘 상황"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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