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계획 또 연기…차액가맹금 판결 직격탄
반환 215억원 부담…피자 산업 성장 둔화
투자 기준 변화…프랜차이즈 전반 경고등
서울 시내 한 피자헛 매장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뉴시스
차액가맹금 반환 판결로 인수 부담이 커진 한국피자헛이 회생계획안 제출을 다시 연기하면서 M&A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피자 산업의 구조적 성장 둔화와 글로벌 피자 체인들의 잇단 구조조정 흐름까지 겹치며,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애초 한국피자헛은 지난 16일까지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내야 했지만, 이 기한을 다음달 13일로 연장했다. 한국피자헛은 2024년 11월 가맹점주들과의 차액가맹금 분쟁, 누적된 재무 부담 등을 이유로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회생계획안 제출을 수차례 미루는 등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 회생 계획의 핵심인 M&A가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지난 15일 한국피자헛이 가맹점주에게 수취한 차액가맹금 약 215억원을 반환해야 한다는 원심 판결을 확정한 바 있다.
차액가맹금은 본사가 가맹점에 원·부자재를 공급하면서 붙이는 유통 마진으로, 대법원은 가맹계약서에 해당 내용을 명확히 기재하지 않은 점을 위법으로 판단했다. 인수자가 향후 부담해야 할 재무 리스크가 크게 확대된 셈이다.
이번 판결은 소송 리스크가 해소됐다는 것과 동시에, 인수자 입장에서는 인수 이후 부담해야 할 확정 비용이 늘어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여기에 최근 한국피자헛을 둘러싼 시장 상황이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도 M&A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피자헛의 재무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점도 투자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한때 국내 피자 프랜차이즈 1위 브랜드였던 한국피자헛은 2022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며, 2024년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6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피자 산업 자체의 위상이 과거만 못하다는 점이다. 피자는 1990년대 외식 매출 기준 2위였지만, 2024년 6위로 밀려났다. 피자 전문점 수 역시 2019년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다. 중저가 피자 시장 경쟁 심화와 냉동피자 확산까지 겹치며, 성장 전망도 불확실해졌다.
원재료비와 인건비 상승 부담도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밀가루·치즈 등 주요 원재료 가격 변동성이 확대된 데다, 배달 인력 확보 비용과 임대료 부담까지 겹치면서 가맹점과 본사 모두 수익 구조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피자 업계의 구조조정은 잇따르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피올로지 피자리아의 모회사는 지난해 12월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앤서니즈 콜 파이어드 피자 앤 윙스, 베르투치스 브릭 오븐 피자 앤 파스타의 모회사도 앞서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
현재 한국피자헛의 매각은 우선매수권자를 확보한 상태에서 공개 경쟁입찰을 실시하는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와 매각 예정가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매각 대상은 피자헛 식당의 개발·운영과 프랜차이즈 사업 등 관련 사업 일체로, 영업 양수도 방식으로 진행된다.
서울 시내 한 피자헛 매장에 배달용 오토바이들이 주차돼 있다.ⓒ뉴시스
다만 시장 분위기는 조심스럽다. 최근 차액가맹금 반환 판결로 인수자가 부담해야 할 잠재 비용이 커진 데다, 피자 산업 전반의 성장 둔화와 한국피자헛의 재무 부담까지 겹치며 투자 판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일부 사모펀드(PEF)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차액가맹금 반환 리스크가 반영되면서 가격과 조건 협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투자 판단이 빠르게 이뤄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외식업계서는 이번 피자헛 사례를 놓고 차액가맹금 판결이 개별 기업을 넘어 프랜차이즈 산업 전반의 기업가치 산정과 투자 환경까지 흔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동안 계약 구조상 관행으로 유지돼 온 차액가맹금 모델이 법적 리스크로 부각되면서, 향후 M&A 과정에서 잠재 소송 리스크와 계약 구조 점검이 핵심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매출 성장성과 점포 수만 보면 됐는데, 이제는 가맹계약 구조와 잠재 소송 리스크까지 함께 들여다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차액가맹금 이슈가 해소되지 않으면 프랜차이즈 M&A 전반의 투자 판단 기준이 훨씬 보수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피자헛 사례가 차액가맹금 구조를 유지해 온 다른 프랜차이즈 브랜드에도 경고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반환 부담이 현실화될 경우 재무 여력이 약한 브랜드를 중심으로 구조조정 압력이 가속화될 수 있어서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차액가맹금 반환 부담이 현실화되면 재무 여력이 약한 브랜드부터 버티기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이번 피자헛 사례가 다른 프랜차이즈에도 구조조정 압력을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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