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돈로독트린 압박’ 서반구 34개국 군 고위관계자 회의 소집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6.01.26 07:11  수정 2026.01.26 07:48

댄 케인 미국 합동참모본부(합참) 의장이 지난 3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마러라고 사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을 설명하고 있다. ⓒ AP/뉴시스

미국 정부가 내달 서반구 34개국 군 고위 관계자들을 초청해 회의를 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반구 패권 의지를 담은 ‘돈로 독트린’(Donroe Doctrine·트럼프 대외정책을 1823년 먼로 독트린에 빗댄 신조어) 전략과 서반구 우선 안보 구상이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주요 동맹국에도 미국의 군사·안보 질서에 동참하라는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전쟁부(국방부)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댄 케인 미국 합동참모본부(합참) 의장이 서반구 안보 협의를 위한 군사회의를 다음 달 11일 열기로 하고 34개국 국방부 또는 군 고위 관계자들을 초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통의 안보 우선순위 항목들에 대해 공유된 이해를 형성하고 지역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회의 의제로는 ‘마약 밀매 및 국제 범죄조직 대응을 위한 지역 협력 강화’ 등이 거론된다. 미 전쟁부는 “범죄조직들과 테러조직들, 지역 안보와 안정을 훼손하는 외부 행위자들에 맞서기 위해 강력한 파트너십, 지속적 협력, 단결된 노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회의에는 북미 방어와 그린란드를 담당하는 미 북부사령부 사령관 그레고리 기요와 남미를 담당하는 미 남부사령부 임시 사령관 에번 페투스도 참석한다. 전쟁부는 이번 회의에 초청된 국가들을 공개하진 않았다. 다만 서반구 국가들뿐만 아니라 덴마크·영국·프랑스 등 서반구에 영토를 가진 국가도 초청 대상에 포함됐다고 NYT는 전했다.


NYT에 따르면 서반구에서 이 정도 규모의 군 관계자가 참석하는 군사회의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회의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서반구에 얼마나 큰 외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번 회의는 미국이 이달 초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해 미국으로 압송한 데 이어 지난 주에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을 주장하며 유럽 동맹국들과 극심한 마찰을 일으킨 후에 열리는 것이다.


비정부기구(NGO)인 ‘워싱턴 오피스 온 라틴 아메리카’(WOLA)의 지역 안보 전문가 애덤 아이잭슨은 NYT에 “이번 회의 우선순위 목록은 마약과 조직범죄 소탕으로 시작하며 중국과 이란, 그리고 어쩌면 러시아와 다른 강대국과의 연관을 피하라는 것도 포함돼 있다”며 “이런 우선순위들을 존중하지 않는 (국가의) 군부에는 명시적 혹은 암시적 위협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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