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이 바꾼 대출 흐름…주담대 식고, 증시는 달아올라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입력 2026.02.03 07:02  수정 2026.02.03 07:02

주담대 2023년 이후 최대폭 감소…신용대출도 ‘위축’

요구불예금 22조4705억, 증시로 대이동…1년6개월 만 최대 감소

정기예금·적금도 동반 감소…안전자산 선호 약화

2일 오후 서울 KB국민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현황이 표시돼 있다.ⓒKB국민은행

새해 들어 가계대출과 예금 흐름이 동시에 꺾이면서 정책이 가계 자금 흐름을 인위적으로 바꿔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대출 규제와 고금리 정책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강하게 눌러 놓은 반면, 신용대출은 오히려 풍선효과처럼 불어나는 역전 현상이 벌어진 바 있다.


이후 예금에서는 한 달 만에 22조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가며 증시로 이동하는 양상이 뚜렷해졌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765조813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767조6781억원에서 올해 들어 1조8650억원 감소하며 두 달 연속 감소세다.


특히 주담대가 급격히 식었다.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월 말 기준 610조1245억원으로 지난해 말(611조6081억원)보다 1조4836억원 감소했다.


주담대가 감소로 전환한 것은 2024년 3월(-4494억원) 이후 1년10개월 만이며, 감소폭은 2023년 4월(-2조2493억원) 이후 2년9개월 만에 가장 크다.


금리와 규제가 동시에 압박한 결과라는 평가다. 당국의 규제 강화 기조와 대출금리 상승이 겹치며 정책이 시장 수요를 직접적으로 꺾은 모양새다.


신용대출 잔액은 1월 말 104조7455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104조9685억원) 대비 2230억원 감소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도 5961억원 감소했으며, 1월까지 두 달 연속 줄었다.


주담대가 막히면서 신용대출이 반사적으로 늘던 과거와 달리, 올해 초에는 증시 투자 수요 외에는 신용대출을 밀어 올릴 동력이 약해진 상황이다.


▼ 관련기사 보기
5대 은행, 주담대 22개월 만에 첫 감소…가계대출도 2개월 연속 ↓
5대 은행, 새해 주담대 잔액 감소로 '유턴'…올해 문턱 더 높아진다


5대 은행의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 잔액은 같은 기간 651조537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674조84억원)보다 무려 22조4705억원 감소했다.


한 달 새 22조원 넘게 빠진 것은 2024년 7월(-29조1395억원) 이후 1년6개월 만의 최대 감소폭이다.


이는 시장 상황에 따라 급격히 출렁이는 투자 대기성 자금의 특성 때문이지만, 연초 증시 급등과 맞물려 투자 시장으로 대거 이동한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지난해 12월에는 24조2551억원 증가했던 요구불예금이 한 달 만에 급전환된 셈이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1월 말 936조8730억원으로, 전월 말(939조2863억원)보다 2조4133억원 감소했다. 앞서 12월에는 32조7035억원이 빠지며 급감했다.


정기적금 잔액도 1월 말 46조4090억원, 전월 대비 482억원 감소했다.


정기적금은 지난해 2월부터 11개월 연속 증가하다 올해 들어 1년 만에 감소로 전환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흐름을 두고 “가계대출은 정책에 의해 눌리고, 자금은 규제가 없는 투자 시장으로 쏠리는 전형적 왜곡”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정책적 요인으로 주담대와 가계대출 전체가 억눌리는데 반해 예금과 투자 자금 이동은 더 급해졌다”며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가계의 리스크 관리가 오히려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