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WA 20% → 25% 상향 검토
생산적 금융으로의 체질 개선 목표
실수요자는 더욱 더 절벽으로
서울 시내에 위치한 은행 ATM 기기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위험가중치(RWA)를 25%까지 추가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하면서 은행권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으로 쏠린 자금을 기업 투자, 국가 전략 산업 등 생산적인 분야로 돌리겠다는 취지지만, 은행권의 대출 문턱이 더 높아지면서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실수요자들의 고통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주담대 위험가중치를 추가로 25%까지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전날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를 25%까지 높여야 한다"는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이같이 답했다.
RWA는 은행이 보유한 자산의 위험도를 가중 평가해 산출한 수치다.
은행은 이 수치에 비례해 일정 수준 이상의 자기자본을 보유해야 하며, RWA가 높아질수록 은행이 쌓아야 하는 자본과 충당금 부담은 늘어난다.
당초 주담대의 평균 위험가중치는 15% 수준이었지만 금융당국은 이미 올해 초 이를 20%로 한 차례 올린 바 있다.
여기서 5%포인트를 더 얹어 25%까지 높이면 은행들이 주담대를 내줄 때 더 많은 충당금을 감당하게 된다.
금융당국의 이러한 메시지는 부동산에 편중된 금융 구조를 없애고 이를 첨단 전략 기술 등 국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전환하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국내 은행권의 대출 구조는 담보가 확실하고 부실 위험이 낮은 주담대에 과도하게 쏠려 있다.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약 100% 수준으로, OECD 국가 중 최상위권에 속한다. 비중 자체는 기업대출보다 낮아졌다고 해도, 가계의 소득 대비 빚이 너무 많다는 점이 우리 경제의 취약점으로 꼽힌다.
이에 정부와 금융당국은 주담대의 비용을 강제로 높여 은행 스스로가 가계대출 비중을 줄이고, 대신 기업대출이나 기술금융으로 자본을 이동시키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
그러나 규제 강화로 대출 문턱이 가파르게 높아지면서 실수요자들이 직격탄을 맞는다는 우려가 계속 나오고 있다.
은행 입장에서 RWA 상향은 곧 비용 상승이다. 늘어난 자본 확충 부담은 결국 대출 금리 인상이나 한도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실거주 목적의 대출 신청자들에게 피해가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더해 주담대를 조인다고 해서 그 자금이 곧바로 기업대출로 흘러갈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나온다.
통상 기업대출은 담보가 확실한 주담대에 비해 부실 위험이 크다고 평가 받는다. 실제로 중소기업 대출의 RWA는 평균 44%로 주담대보다 여전히 훨씬 높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단순한 규제 강화만으로는 생산적 금융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위험도가 낮은 주담대를 줄인다고 해서, 위험 가중치가 훨씬 높은 중소기업 대출을 무턱대고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오히려 전체 대출 규모 자체를 줄이는 보수적인 영업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생산적 부문으로 자금 흐름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유인에 더해 은행권의 자율적 노력 병행이 필요하다"며 "금융안정과 경제성장 간 균형 모색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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