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일산 정비사업 용적률 이견 여전…‘사업성’ vs ‘과밀개발 우려’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6.02.11 16:04  수정 2026.02.11 17:51

김윤덕 국토부 장관 선도지구 단지 점검에 주민들 상향 요구

일산 기준용적률 300%…1기 신도시 중 가장 낮아 주민들 불만

“사업성 확보 위해 350% 필요”에 고양시 “적정 밀도 고려해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이 11일 경기도 일산 선도지구 중 한 곳인 강촌마을 5단지를 방문하자 지역 주민들이 용적률 상향을 요구하는 피켓과 현수막을 들어보이고 있다.ⓒ데일리안 임정희 기자

1기 신도시 중 경기도 일산 선도지구 단지들이 정비사업 방향성을 두고 지자체인 고양시와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사업성 확보를 위해 현 300% 수준의 기준 용적률을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고양시는 도시개발 측면에서 현 수준보다 높은 용적률을 적용할 수 없단 입장을 견지해 팽팽히 맞서고 있다.


11일 기자가 방문한 경기도 일산 강촌마을 5단지에는 용적률 상향을 요구하는 지역 주민들의 절실한 목소리가 들렸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 날 일산 선도지구 중 한 곳인 강촌마을 5단지를 방문했다. 일산 선도지구 재건축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직접 아파트 단지를 방문한 것으로 김 장관이 모습을 보이자 선도지구 주민들이 피켓과 현수막을 들어 보이며 용적률 상향을 강하게 요구했다.


이러한 주민들의 불만은 일산이 성남 분당 다음으로 선도지구 규모가 큰 곳이지만 정비사업 추진 속도는 지지부진한 상황과 결부돼 있다.


분당의 경우 지난달 양지마을을 끝으로 시범단지, 샛별마을, 목련마을에 대한 특별정비구역 지정 고시를 완료한 바 있다.


반면 일산은 백송마을 1·2·3·5단지(2732가구), 후곡마을 3·4·10·15 단지(2564가구), 강촌마을 3·5·7·8 단지(3616가구) 중 특별정비계획이 승인된 곳이 단 한 곳도 없다.


아파트 값이 하락세라는 점도 재건축 추진 동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수도권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일산은 동·서구 모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아파트값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들어 일산동구와 일산서구 아파트는 각각 0.17%와 0.32% 하락(2월 첫째 주 누적 기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누적 기준 각각 누적 3.48%, 2.45% 떨어졌는데 올해도 내림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주민들이 불만을 갖는 지점은 기준용적률이다.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선도지구는 최대 450%의 용적률을 적용 받을 수 있지만 지자체별로 적정 수준의 주택 공급과 과도한 개발을 막기 위해 기준용적률을 정한다.


기준용적률을 초과한 수준으로 재건축을 추진할 경우 공공기여 부담이 가중돼 선도지구 사이에선 기준용적률이 사업성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판단한다.


그런데 일산의 기준용적률은 300%로 1기 신도시 중 가장 낮다. 중동이 350% 수준으로 가장 높고 평촌과 산본이 각각 330%다. 분당도 326%로 일산과 큰 차이가 있다.


이에 일산 주민들은 충분한 사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기준용적률을 350%까지 풀어줘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장성희 강촌마을 추진위원장은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현 시장 임기 내 기준용적률을 바꾸기 쉽지 않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도 “다만 이를 초과해 기부채납을 감당하고서라도 350% 수준으로 재건축을 하고자 하는데 시에서는 이마저도 어렵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민들의 요구에도 관할 지자체인 고양시에는 자칫 과밀개발로 주거환경의 쾌적성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고양시 관계자는 “법적으로는 용적률을 높이고 기부채납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도로나 상하수도, 학교, 일조권 등 다양한 요소들을 토대로 적정 수준을 검토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용적률을 과도하게 높이면 서울을 오가는 도로가 막히는 등 교통이 마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민들 의견대로 용적률을 반영하더라도 특별정비구역을 지정하기 위해 도시계획위원회를 거쳐야 한다”며 “이 단계에서 빠르게 통과할 수 있도록 주민들과 협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도 주택공급을 활성화할 수 있는 종합적인 관점에서 평가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장관은 현장 방문 후 고양시청 백석별관에서 열린 주민간담회에서 “주택 공급에 방점을 찍겠다”면서도 “누가 옳고 틀리다의 문제가 아니다”고 답했다.


또 “주민과 고양시 의견을 듣고 국토부에서 할 역할이 있으면 하겠다”며 “용적률뿐만 아니라 국토부나 지방 정부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추가적인 내용을 찾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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