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저서 '서울시민의 자부심을 디자인하다' 출간
'시민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고민과 결단
"낡은 규제에 기대지 않는 창의적 행정이 시대정신"
"약자와의 동행,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가능성에 투자"
오세훈 서울시장의 새 저서 '서울시민의 자부심을 디자인하다' 표지ⓒ아마존북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새로운 저서 '서울시민의 자부심을 디자인하다'를 13일 출간했다.
이 책에서 오 시장은 스스로를 행정가나 정치인이 아닌 '시스템 디자이너'로 표현하고 있다. 이 책은 도시를 움직이는 핵심은 바로 '시스템'이라는 오 시장의 철학과 함께 그 시스템을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경험한 사례들을 소개하며 오늘날 서울이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를 책임지는 '자부심'으로 성장한 스토리를 담고 있다.
이 책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두 가지다. 하나는 '시민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오 시장의 끊임없는 고민은 언제나 당장의 '손쉬운 선택' 보다는 '도시의 미래를 생각하는 선택'을 추구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거창한 스케일도 중요하지만, 그 스케일을 완성시킬 수 있는 '디테일'에 집중하는 것이 진정한 행정력이라는 것이다.
◇지도에도 없던 서울, '소프트파워'로 전 세계인의 '핫플'
"도시의 평가절하는 곧 그 나라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평가절하다."(20페이지)
지난해 넷플릭스 최고 인기 애니메이션 'K팝 데몬 헌터스'는 서울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지금은 'K-컬처'의 글로벌 확산을 주도하는 서울이지만 2008년까지만 해도 글로벌 뉴스 채널 CNN의 일기예보 지도상에 표시조차 되지 않는 '변방도시'에 불과했다. 88서울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오 시장은 '기능도시'를 넘어선 '감각도시'로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도시의 격을 높이는 '소프트파워'에 주목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신축해 각종 전시·박람회를 열고, 광화문광장에서의 스노보드 월드컵 등 서울에서 만날 수 있는 '즐거움'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반대와 비난이 뒤따르기도 했지만 지금 서울은 소프트파워의 힘으로 세계인들을 끌어모으는 '핫플레이스'로 변모했다.
◇성수동 대격변, 창의성 가로막던 낡은 규제 걷어낸 결과
"진짜 도시를 움직이는 힘은 규제의 방향이다."(42페이지)
수많은 지식산업센터가 들어서고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유동인구가 붐비는 성수동.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낙후된 준공업지역에 불과했던 성수동의 대격변을 이끌어 낸 것은 '규제의 전환'이라고 오 시장은 설명하고 있다.
과거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 성수동에 '서울숲'을 조성하고, 오 시장 1기 시절 성수동 일대 IT지구 지정, 그리고 오 시장 2기 시절 삼표레미콘 철거 결정에 이르기까지를 '보수 행정의 도시 설계'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삼표레미콘 철거 과정에서 낡은 규제의 대표격인 '강제 수용' 대신 '인센티브 거래(사전협상제)'를 택한 행정적 디테일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오 시장은 여기에서 한 가지 아쉬움을 남겼다. 순항할 것 같던 성수동 변화 사업이 박원순 전 시장이 취임하며 일대 위기를 맞았다는 것. 박 전 시장이 '35층 룰' 규제를 도입하자 현대차 GBC(글로벌비즈니스센터)는 강남으로 이전을 결정했고, 그에 따라 삼표레미콘 철거도 미뤄지며 '성수동의 잃어버린 10년'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보수 정치인이 말하는 '약자와의 동행'
"서울시의 복지 철학은 분명하다. 무언가를 손에 쥐어주는 시혜를 넘어, 그들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가능성'에 투자하는 것이다."(211페이지)
오 시장은 기득권층 출신이라는 오해를 자주 받곤 한다. 정치 입문을 '강남을'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 시장은 번듯한 집 하나 없이 달동네 판자집을 떠도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 시장이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자수성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의 자존감을 지켜주었던 모친의 말씀이 있다. "공부만 잘 하면 우리도 잘 살 수 있어"라는 모친의 격려를 통해 오 시장은 책을 놓지 않았고 결국 기회의 사다리를 잡았다.
또 야인으로 지내던 시절, KOIAC(한국국제협력단) 중장기 자문관으로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활동한 경험이 '기회의 사다리'를 시스템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확신을 갖게 했다.
오 시장은 그의 핵심 시정 철학인 '약자와의 동행'이 바로 그 '기회의 사다리'를 든든하게 붙잡아 주는 것이라고 책에서 말한다. 그 대표적인 교육 정책인 '서울런'의 성과, 근로의욕을 고취시켜 '탈수급' 의지를 갖게 하는 '디딤돌 소득'의 효과는 단순한 복지 정책을 넘어 '사람을 살리는 길'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박원순의 잃어버린 10년, 현실 외면하고 이념 택한 결과
"주택 시장과 정비사업에 대한 탈이념적 사고는 서울시장의 필수 자격 요건이다. 내가 서울시장직을 수행하는 한, 서울시는 그 어떤 순간에라도 이념의 늪에 빠져 있던 서울의 주거 사다리를 복원하는 데 모든 에너지를 쏟을 것이다."(328페이지)
오 시장은 과거 이명박 전 시장 시절과 본인의 1기 시절 이뤄놓은 주택공급 사업의 결실은 박원순 전 시장이 고스란히 누렸음에도 정작 박 전 시장 본인의 임기 중에는 공급을 틀어막아 현재의 공급부족사태를 초래했다고 지적한다.
박 전 시장 시절 해제된 389개 정비구역이 정상적으로 추진됐더라면, 서울에는 약 21만 호의 신규 주택이 공급되었을 것이고, 강남북 격차도 훨씬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오 시장은 책을 통해 말하고 있다.
◇서울시에 대한 애정과 고민 그대로 느낄 수 있어
"나는 '개발론자'가 맞다. 하지만 우리가 개발해서 높이고자 하는 것은 부동산 가격이 아니라 서울의 '자부심'이다. 나는 서울시를 어떻게 '돋보이게' 할지에 미쳐 있다."(167페이지)
오 시장이 서울시정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단적으로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서울이 단순한 대한민국의 수도가 아니라 아시아를 넘어 세계 유수의 대도시와 경쟁할 수 있는 도시가 되기를 원한다. 더욱 경쟁력있는 도시에 인구와 자본은 몰리게 돼 있으며, 그것을 바탕으로 앞으로 대한민국이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 그가 책을 통해 말하는 지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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