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한국음악콘텐츠협회(이하 음콘협)가 하이브와 민희진 전 대표 간 주주간계약 분쟁 1심 판결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고 “모든 IP 산업의 근간은 신뢰와 신의성실”이라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
음콘협은 20일 발표한 호소문을 통해 “K-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자본 투자자와 역량 기여자 간 상호 신뢰를 토대로 성장해왔다”며 “투자 없이 재능은 꽃피우기 어렵고, 역량 기여 없는 투자는 의미를 가질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 초기 단계에서 기획사가 막대한 선투자와 리스크를 감수하고, 이후 실현되는 성과를 계약과 신뢰 관계 속에서 나누는 구조가 케이팝(K-POP) 산업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1심 판결문과 관련해 음콘협은 ‘신뢰 관계 파탄’에 대한 판단 기준이 업계 인식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본질적이고 필수적인 요소인 신뢰 관계 파탄 행위를 지나치게 협소하게 바라보고, 반대로 판단 기준을 과도하게 높게 설정함으로써 업계에서 탬퍼링(tampering·전속계약 기간 중 제3자가 이탈을 유도하는 행위)으로 인식될 수 있는 행위가 정당한 경영행위로 해석되거나 실질적 책임이 수반되지 않는 행위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또한 대표이사의 직무 수행과 관련해 상법상 충실의무와 탬퍼링 행위의 공존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음콘협은 “회사 및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가 탬퍼링과 공존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계약 질서와 투자 환경의 안정성이 근본적으로 부정될 경우 케이팝 산업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계열사 대표 또는 핵심 경영진이 부당한 방법을 동원해 성공한 아티스트 IP를 빼내 새로운 기업으로 독립을 모색한다면, 이는 산업 전반의 지배구조 안정성과 투자 예측 가능성에 중대한 타격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같은 행위가 용인될 경우 장기간의 불확실성을 감수하며 신인 아티스트 육성과 신규 레이블 설립에 자본을 투입할 투자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그 피해는 중소기획사와 신인 육성, 현장 종사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음콘협은 이번 사안을 케이팝 산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계약을 근간으로 운영되는 모든 콘텐츠·지식재산(IP) 기반 산업 전반의 규범과 거래 관행에 영향을 미칠 사안으로 규정했다. 협회는 “한 번 만들어진 선례는 산업 전반의 투자 판단과 거래 관행에 영향을 준다”며 “탬퍼링은 단순한 계약 분쟁이 아니라 산업의 신뢰를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치명적 행위”라고 밝혔다.
끝으로 음콘협은 “항소심 등 이후 법적 절차에서 이번 사안이 케이팝 산업뿐 아니라 모든 IP 산업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달라”며 “‘신뢰관계 파탄’의 의미와 경영진의 충실의무·이해상충 방지 의무가 형식적으로 축소되지 않도록 보다 분명하고 균형 잡힌 기준이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케이팝 산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탬퍼링과 유사 행위의 확산을 막기 위해 업계 질서 확립과 제작 시스템 보호를 위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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