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노상원 수첩'…김건희특검 선례 잊지 말아야 [기자수첩-사회]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입력 2026.02.24 07:00  수정 2026.02.24 07:00

정청래 "2차 특검 통해 노상원 수첩 진실 밝힐 것"

신빙성 입증 여부에 따라 '치밀한 계엄' 판가름

지귀연 재판부, 증거 능력 배척…"내용 등 조악"

2차 특검 무리한 수사 결론시 특검 무용론 직면

3대 특검이 남긴 의혹을 수사할 '2차 종합특검'으로 임명된 권창영 변호사. ⓒ뉴시스

"민주당은 2차 종합특검을 통해 노상원 수첩의 진실을 밝혀내고 윤석열 내란수괴가 법정 최고형을 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노상원 수첩'이 2라운드에 돌입한 내란 사건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신빙성 입증 여부에 따라 12.3 비상계엄이 '우발적 행위'인지, 장기 독재를 목적으로 한 '치밀한 계획'인지 갈릴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을 심리한 지귀연 재판부가 노상원 수첩의 증거 능력을 배척했지만 사형이 선고되지 않으면서 오히려 자료의 중요성은 더 높아진 형국이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 전 대통령의 사형을 주장하며 특검 측에 노상원 수첩 관련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단 평가다.


재판부는 노상원 수첩의 작성 시기를 특정할 수 없고, 보관 장소와 방식에 비춰 중대한 기밀이 담긴 문서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모양, 형상, 필기 형태, 내용 등이 조악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는 윤 전 대통령이 장기 독재를 목적으로 최소 1년 이상 계엄을 준비했단 내란특검(조은석 특별검사)의 공소사실을 흔드는 판단이다. 내란특검은 1심 판결에 대한 항소 여부를 논의 중이다.


1심이 12·3 비상계엄이 형법상 내란이 맞다고 인정한 만큼 항소심에선 계엄 모의 및 준비 시기, 장기 독재 계획 여부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형량 산정의 측면에서도 노상원 수첩의 신빙성 입증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노상원 수첩은 이번주 본격 출범하는 2차 종합특검(권창영 특별검사) 수사에도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부터 특검법상 17개 수사대상 중 하나인 노상원 수첩에 수사력을 집중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검팀이 무기징역을 넘어서는 양형 결과를 내기 위해선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새로운 혐의점을 파악하는 것이 관건으로 지목되기 때문이다. 우선 2차 종합특검은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상병)이 수사했던 사실을 답습하지 않고 원점에서 재검토해 놓쳤던 혐의점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겠단 방침이다.


2차 종합특검의 출범 의의가 3대 특검에서 해소하지 못한 의혹을 파헤치는 데 있는 만큼 노상원 수첩과 관련해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다만 결과를 내기 위한 무리한 수사로, 논란에 직면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성은 제기된다.


이미 선례도 있다. 김건희특검은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라고 판단해 재판에 넘긴 집사 게이트와 국토교통부 서기관 뇌물 혐의 사건 등이 법원에서 공소기각 되며 별건수사 논란에 직면했다.


김건희특검은 검찰이 불기소 처분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기소가 어렵다고 판단한 명태균 여론조사 수수 관련 사건을 넘겨 받아 기소했으나 법원이 무죄 판결을 하기도 했다.


자칫 특검 수사와 관련된 논란이 반복될 경우 특검 무용론과 정치적 의도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수 있다. 혈세 낭비란 지적 역시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노상원 수첩이 가진 파급력 때문에 성급하고 무리한 수사 결론에 도달하지 않길 바란다. 김건희특검의 전철을 밟지 않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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