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파 막장행보 어디까지…대여공세·지방선거 염두 없이 당권 사수 '올인'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6.02.25 04:05  수정 2026.02.25 04:05

개혁파 목소리 낸 전현직 당협위원장들마저

윤리위 동원해서 찍어내겠다며 '줄세우기'

'윤어게인 노선'에 개혁파·중진들, 날 세워

대여공세 전무·지선 패배 우려에 변화 요구↑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 공천 혁신 서약식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장동혁 지도부를 중심으로 하는 당권파의 '찍어내기 정치'가 원외로까지 확장될 조짐에 국민의힘 내부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당 안팎에선 이런 숙청 정치가 장동혁 대표의 당권 유지를 위한 정치적 작업인 것으로 보고 있다. 당내 갈등이 극대화되며 대여공세와 지방선거 준비에 힘이 빠지고 있단 우려까지 감지된다. 당내 개혁파부터 중진의원들은 장 대표의 뺄셈 정치와 윤어게인 노선을 내부 갈등의 궁극적인 원인으로 지목하며 당의 노선 재정립 요구를 쏟아내고 있다.


국민의힘 당권파 홍위병 조직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듣고 있는 전국원외당협위원장협의회는 24일 장동혁 대표 사퇴 촉구 성명을 낸 전·현직 당협위원장 24인을 겨냥해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당권파 원외당협협의회는 장 대표의 사퇴를 촉구한 전·현직 당협위원장들의 행위가 당헌 제6조(당원의 권리와 의무)와 제8조(계파불용 원칙), 윤리위 규정 제20조를 위반했다고 강변했다. 원외당협협의회는 징계청구서에 "객관적 근거나 합리적 대안 제시 없이 사퇴를 촉구하며, 당원들의 선택과 민주적 절차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당내 분열과 혼란을 조장하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면서 "이는 당의 통합을 해치고 보수 진영 내부에 불신을 확산시키는 명백한 내부 분열 행위"라고 주장했다.


윤리위에 제소당한 전·현직 당협위원장 25명은 지난 21일 성명을 내어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거부한 장 대표를 향해 당대표직 사퇴를 공식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민심을 거스르는 독단의 정치를 통합으로 포장해 국민과 당원을 기만하는 위선을 당장 멈추라"고 요구한 바 있다. 해당 성명에는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김종혁 전 최고위원을 비롯해 함경우 전 조직부총장, 김경진(서울 동대문을), 김근식(서울 송파병), 오신환(서울 광진을), 이재영(서울 강동을), 장진영(서울 동작갑), 최돈익(안양만안), 함운경(서울 마포을) 등 개혁파 당협위원장들이 이름을 올렸다.


장동혁 지도부의 징계의 칼날이 원외에까지 떨어질 조짐이 보이자 당내에선 즉각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미 윤리위는 '당대표가 당원 자유의지의 총합이어서 비판하면 안 된다'는 결정문을 낸 바 있다"며 "단순 비판만 하고도 제명 결정이 나왔는데 사퇴 촉구를 했으니 얼마나 더 심한 결정이 나오겠느냐. 그냥 내부 정적들을 제거하면서 뺄셈 정치를 하겠단 걸로 밖에 안 보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당내에선 이 같은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이 장 대표의 '윤어게인 노선'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장 대표의 노선 변경을 촉구하는 당 안팎의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 국민의힘 개혁파 모임인 대안과미래는 이날 국회에서 조찬 모임을 열어 장동혁 지도부를 상대로 의원총회 개최를 요청했다. 장 대표가 선택한 윤어게인 노선으로 지방선거를 치를 수 있는지 여부를 비밀 투표를 통해 의원들에게 물어보자는 취지에서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은 장 대표에게 면담을 요구했다. 당내 4선 이상인 조경태·주호영·권영세·나경원·윤상현·조배숙·박대출·안철수·이종배·한기호 의원 등 중진 10여 명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회동을 가진 뒤 "의원들이 (장 대표의 노선으로) 지지율이나 각 지역에서 느끼는 상황에 대해 '이대로는 지선을 치르기 어렵다'고 말했다"며 "이런 의견을 당대표에게 전달하기 위해 중진과 당대표 간 면담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배현진 의원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당 안팎에선 장 대표의 이 같은 당 운영의 목적이 '당권 유지'를 위한 것이라 보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3일 CBS '뉴스쇼'에 출연해 장 대표의 윤어게인 노선 선택에 대해 "당권 유지에 더 관심이 많은 속마음이 그런 입장 표명으로 드러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전쟁에서 져서 나라를 잃고 나서 그 나라의 지도자를 한들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라고 질타했다.


김용태 의원도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윤어게인 입장에서 당과 보수의 통합을 주장하는 것은 의미도 없고, 현실성도 없는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며 "당이 망해도 당권만 쥐고 있으면 그만이냐"라고 적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장 대표가 지방선거 패배 이후에도 강성 당원들을 기반으로 당권을 다시 쥐려는 시도에 나설 것이란 얘기는 이미 비밀도 아니지 않느냐"며 "한동훈·배현진에 이어 원외당협까지 반대파는 내치고, 윤어게인만 끌어안겠단 것만 봐도 어떤 길을 걸으려고 하는지가 명확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문제는 당내 갈등으로 인해 대여투쟁까지 힘을 잃고 있단 점이다. 김용태 의원은 같은 페이스북 글에서 "장동혁 지도부는 이재명 정부와 제대로 싸우고 있지 않다"면서 "그저 강성 지지층을 만족시키는 자극적 언사만 존재할 뿐이다. 장동혁 지도부는 이재명 정부가 승승장구하는 길을 깔아주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장동혁 지도부의 대여투쟁이 힘을 잃고 있단 지적은 결과를 도출하지 못해서가 아니다. 여대야소의 상황에서 야당이 관철시킬 수 있는 건 제한적이라는 점에 대해선 당 안팎의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된 상황이다. 그럼에도 대여투쟁에 효과가 없단 주장이 나오는 이유는 저조한 지지율로 인해 야당의 목소리가 힘을 잃고 있어서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여론이 뒷받침해주면 의석수가 적어도 힘을 의회에서 가질 수가 있는데, 지금 국민의힘을 향한 여론이 별로 안 좋기 때문에 힘을 못 받는 것"이라며 "그냥 고함치고 기자회견하고 그런 방법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한 원로도 "과거 이회창 총재 시절을 생각해보면 야당인 상황에서도 전국민적 지지를 받았던 이회창이라는 거인이 있었기에 협상 테이블이 마련됐고, 그 안에서 여당과 동등한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며 "지금 국민의힘 지지율은 20% 정도로 빈약하다 못해 바닥인 상황인데, 어떤 여당이 야당의 목소리를 들어주려 하겠느냐"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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