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상대 ‘상호관세 환급 소송’ 기업 최소 1800곳”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6.02.26 20:31  수정 2026.02.26 20:3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2일 미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관세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 EPA/연합뉴스

미국 연방대법원이 위법이라고 판결한 관세를 환급받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기업이 최소 1800곳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자체 분석 결과 미국 정부를 상대로 관세 환급 소송을 낸 기업이 적어도 1800곳으로 파악됐으며, 소송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창고형 할인 유통업체 코스트코 홀세일, 타이어 기업 굿이어, 도서 체인 반스앤노블 등을 비롯해 1400여곳이 이전부터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판결 이후에는 택배 업체 페덱스, 화장품 업체 로레알, 가전 업체 다이슨 등도 환급 소송에 가세했다.


환급 소송을 제기한 기업을 대리하는 매슈 셀리그먼 변호사는 이번 소송을 두고 “과거 수십 년간 이어졌던 수 천 건의 석면 피해 보상 소송에 맞먹는 규모의 법적 분쟁이 될 것”이라며 “차이점이 있다면 관세 소송은 정확히 한꺼번에 터져 나오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의 법원 제출 자료에 따르면 대법원의 판결로 효력을 잃은 관세 적용을 받은 수입업자는 지난해 12월10일 기준 최소 30만 1000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 수치에는 해외 직구를 한 개인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징수된 관세 총액은 1290억 달러(약 184조원)에 달한다.


환급 소송은 뉴욕시에 있는 미 국제무역법원(CIT)이 담당한다. 국제무역법원은 대법원 심리가 진행되는 동안 모든 관련 소송 진행을 중단한 바 있다. WSJ은 국제무역법원이 이 사안에 관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지만, 이처럼 많은 잠재적 소송 당사자가 연루되거나 막대한 금액이 달린 사건은 전례가 없었다고 전했다.


환급 여부와 범위를 두고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도 다소 엇갈린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 대법원 상고심 이전 하급심에서는 행정부 측 변호사들이 위법 판결이 확정될 경우 이자를 포함해 환급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이 환급 문제를 직접 다루지 않았다며 장기 소송 가능성을 시사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법원 결정을 따르겠지만 판단까지는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시장은 시간이 걸릴 뿐 결국 상호관세가 기업에 환급될 것으로 점친다. 이에 따라 관세 환급권 가격도 상승했다. 관세 환급권이란 법원이 관세 부과를 위법으로 판단할 경우, 기업이 이미 납부한 관세를 돌려받을 수 있는 권리다. WSJ에 따르면 최근 월가에서는 기업들이 관세 환급권을 미리 할인된 가격에 매각하는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


대법원 판결 이전에는 환급권 가격이 액면가의 20% 수준이었지만, 판결 이후 40%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이 100만 달러 환급 대상이라면 40만 달러에 그 권리를 매각하는 구조다. 일부 대형 로펌은 관세 환급 전담팀을 꾸려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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