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왜곡죄 반대표 던진 곽상언 "경찰이 최상위 권력 군림"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입력 2026.02.27 14:44  수정 2026.02.27 14:50

"경찰이 기소권·사법권·헌법재판 기능 최종 심사"

"국가권력 전체가 하나의 수사기관에 종속 위험"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왜곡죄 신설 법안을 놓고 "국민의 대표로서 국가권력 전체가 하나의 수사기관에 종속될 위험을 안고 있는 이 입법에 찬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곽상언 의원은 전날 법왜곡죄법이 본회의를 통과한 직후 법안 표결 전 같은 당 의원들에게 작성한 편지를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이 글에는 곽 의원이 당론과 달리 법왜곡죄법에 반대 표결을 한 이유가 담겼다.


곽 의원은 이 편지에서 "수사기관과 사법기관의 권력 남용과 폐해를 비교적 잘 알고 있기에 법왜곡죄 제정의 근본적인 취지에는 깊이 공감한다"며 "하지만 법사위 원안은 물론 이번 수정안에도 찬성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수정안 역시 형사사건에 적용되는 '법률 해석의 적법성'을 최종적으로 법왜곡죄를 수사하는 수사기관의 판단 및 처분에 맡겨두는 치명적인 결함을 안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 법이 우리 당의 사법개혁 법안들과 결합될 때 헌법적 질서가 역전되는 객관적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곽 의원은 "수사권 조정을 위한 입법을 통해 수사권이 사실상 경찰 또는 새로운 수사청으로 전면 이관되는 구조 속에서 법왜곡죄가 도입되면, 법왜곡죄의 수사를 담당하는 경찰이 '공소는 검사가 제기해 수행한다'는 검사의 기소권 행사가 정당했는지를 심사하게 된다"고 했다.


나아가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하며,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 양심에 따라 독립해 심판한다'는 법관의 독립성마저 경찰의 잣대로 재단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또 "심지어 헌법해석의 최종 보루인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재판 기능까지 '법을 왜곡했다'는 고발을 고리로 경찰이 개입하고 통제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했다.


그는 "경찰이 형사사건에 대한 '법률 해석' 및 '법률 적용'의 위법 여부를 수사하면서 사실상 대법원의 상위에 위치한 새로운 '법률해석 기관'이 되고, 재판도 3심제가 아니라 각 심급의 재판을 모두 수사할 수 있게 돼 사실상 '6심제'로 운용할 수 있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헌법재판소 재판관도 헌법상 법관의 신분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이므로, 형사사건에 적용되는 법률의 위헌심판 사건도 경찰이 최종적으로 판단하게 된다"고 했다.


곽 의원은 "이는 민주주의와 삼권분립의 붕괴를 의미한다"며 "즉, 수사권 조정과 법왜곡죄가 결합되면 수사기관이 사법부와 헌법재판소 머리 위에서 법률해석을 심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는 단순히 법왜곡죄라는 개별 조항 하나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수사권 조정 입법과 사법개혁 법률, 법왜곡죄가 종합됐을 때 수사권을 쥔 소수의 수사기관(경찰)이 기소권과 사법권, 헌법재판 기능의 적법성까지 최종적으로 심사하는 '사법 통제의 최상위 권력'으로 군림하게 되는 사태를 우려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국민의 대표로서 국가권력 전체가 하나의 수사기관에 종속될 위험을 안고 있는 이 입법에 찬성할 수 없다고, 두려운 마음으로 말씀드린다"고 했다.


한편 국회는 전날 오후 본회의에서 판사·검사 등의 법왜곡 행위를 처벌하는 내용의 법왜곡죄법(형법 개정안)을 재석 170명에 찬성 163명, 반대 3명, 기권 4명으로 의결했다.


법안은 형사사건에 관여하는 판사와 검사 등이 타인에게 위법·부당하게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재판·수사 중인 사건에 관해 법을 왜곡하면 10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한 내용을 골자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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