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속 '비비안 구' 실체 못 밝힌 LG家 윤관…과테말라 국적도 꼬집은 재판부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입력 2026.02.27 18:13  수정 2026.02.28 09:48

123억원대 종합소득세 부과 불복 항소심 열려

윤관 측 "국조법 상 과세 요건 충족되지 않아"

재판부 "지분 60% 가진 '비비안 구'는 누구?"

재판부, 윤관 대표의 국적 논란도 다시 언급

윤관 블루런밴처스 대표가 지난 10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데일리안 정인혁 기자

LG가(家) 맏사위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의 종합소득세 부과 사건 핵심 인물로 지목된 '비비안 구(Vivian Koo)'의 실체가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재판부는 변론기일 과정에서 거듭해 비비안 구의 실체와 그가 보유한 지분 60%에 대해 입증하라며 구체적인 소명을 요구했다.


윤관 대표가 123억원대 종합소득세 부과에 불복해 강남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종합소득세 부과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의 항소심 3차 변론기일이 27일 열렸다.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등법원 행정1-1부는 이날 핵심 쟁점으로 부상한 '비비안 구(Vivian Koo)'의 신원과 BRV케이만 지분 구조의 실질을 명확히 하라고 재차 촉구했다.


이 사건은 세무당국이 윤 대표에 123억원의 종합소득세를 부과한 데서 출발한다. 윤 대표는 2016~2020년 국내에서 발생한 배당소득 221억원에 대해 종합소득세 123억원을 부과받았고,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윤 대표를 국내 거주자로 판단하며 과세가 정당하다고 봤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윤 대표는 항소심에서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국조법)상 과세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국조법상 특정외국법인 유보소득 배당간주 규정에 따라 과세하려면 윤 대표가 배당을 받은 'BRV케이만' 지분 50% 이상을 실질적으로 보유해야 한다. 하지만 윤 대표 측은 자신의 지분이 40%에 불과한 만큼, 과세 요건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남은 60% 지분의 실체적 진실을 요구하고 있다. BRV케이만은 2012년 설립 당시 윤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했으나, 2013년 '이해 상충 방지'를 이유로 BRV홍콩 직원에게 지분 60%가 양도됐다. 이 지분은 2015년 다시 비비안 구에게 넘어갔고, 이후 구조는 비비안 구 60%, 윤 대표와 친누나 각각 20%로 재편됐다.당시 비비안 구에 넘어간 지분 60%는 시세보다 저렴하게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비비안 구의 소유지분까지 봐서 윤관 대표가 실질적인 지배자라고 보고 있는 건데, 이에 대한 실질을 밝혀야 한다"면서 "지금 비비안 구가 배우자(구연경)와 성이 같고, 구 씨 집안의 사람일 수도 있다는 의구심이 계속 커지고 있으니 구체적으로 비비안 구가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비안 구'가 누구인지, 실제 의사결정에 참여했는지, 지분 양도 대가나 경영적 이해관계가 존재했는지 등이 어떻게 밝혀지느냐에 따라 윤 대표의 국조법상 특정외국법인 유보소득 배당간주 규정 적용 여부가 판단될 수 있다.


하지만 윤 대표 측은 재판부가 1·2차 기일 모두에서 "원고 스스로 비비안 구에 대한 설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음에도 3차 기일에서조차 실질적인 규명을 내놓지 않았다. 윤 대표 측은 비비안 구의 존재를 밝히기 위한 인적 사항 공개 요구 자체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재판부는 과세가 부과된 BRV케이만의 실질적인 거주지국의 여부를 또다른 쟁점으로 제시했다. 특정외국법인의 실제 배당 가능한 유보소득을 산출할 때 그 법인의 거주지국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회계 원칙을 따라야 한다. 재판부는 해당 법인이 벌어들인 소득과 그에 대한 세금을 매기려면, 이 법인이 어느 나라 법인인지부터 확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무당국의 부과 세금과 BRV케이만의 실체 확인이라는 두가지 법적 요건을 엄격하게 따져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한편, 이날 재판부는 윤관 대표가 세무당국의 조사과정에서 국적을 속여 과태료가 부과된 사실에도 주목했다. 재판부는 "조사과정에서 윤관 대표가 외국 국적 취득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고 지적했다.


피고 측은 윤 대표가 과테말라 국적 취득을 주장해 대사관에 직접 사실 확인을 의뢰했으나 해당 사실이 확인되지 않아 과태료가 부과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재판부가 이 사정을 원고 측 진술의 신빙성을 가늠하는 판단 요소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구체적으로 피고 측 변호인은 "조사 과정에서 갑자기 과테말라 국적을 취득했다는 말이 나와서 실제로 과테말라 대사관에 확인을 했는데 그런 사실이 없었다고 했다. 이게 거짓으로 밝혀져서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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