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 주총 키워드…지배구조 재정비·배당 실탄 장전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6.03.04 11:12  수정 2026.03.04 11:20

KT, 박윤영 체제 공식화…거버넌스 정상화 주력

SK텔레콤, 자본준비금 1조7000억 이익잉여금 전입…감액배당 기반 마련

LG유플러스, 데이터센터 사업목적 추가…파주 AIDC 중심 ‘원 LG’ 전략

박윤영 KT 대표이사 후보ⓒKT

올해 통신사 정기주총에서는 지배구조와 권한 구조를 손질하고 배당 재원 확충, 신사업 확장을 병행하는 전략이 맞물릴 전망이다.


특히 KT는 박윤영 CEO 내정자가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경영권 이양이 공식화된다. SK텔레콤은 자본준비금 1조7000억원을 배당 가능한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는 안건을 통해, 지난해 무배당으로 뿔난 주주 달래기에 나선다.


KT, 박윤영 체제 공식화…거버넌스 정상화 주력

4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는 이달 일제히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각각 24일, 26일 주총 날짜를 확정지은 가운데, KT는 이들보다 늦은 31일 개최 가능성이 거론된다.


관심이 가장 쏠리는 곳은 KT다. 김영섭 대표에 이어 새 수장으로 낙점된 박윤영 전 기업사업부문장(사장)이 정기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이후 이사회 결의를 거쳐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한다.


박윤영 내정자는 30년 이상 KT그룹에 몸담은 정통 'KT맨'이다. 앞서 2019년과 2023년 3월, 7월 등 세 차례 CEO 후보에 이름을 올렸으나 고배를 마셨고, 이번 '4수' 도전 끝에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KT는 김영섭 대표가 작년 11월 연임 도전을 공식 포기한 이후 현재까지 리더십 과도기를 겪고 있다. 박 내정자는 취임 직후 개인정보 유출 사고 수습을 비롯해 AI·데이터센터 신사업 강화, 조직 개편 및 인사 등 산적한 현안을 빠르게 해결하며 조직 안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KT는 작년 말부터 이사회 내홍으로 적지 않은 진통을 앓고 있는 만큼 거버넌스(지배구조) 정상화가 시급하다. 특정 이사의 투자알선 및 인사청탁 의혹, 현 경영진과 사외이사 간 갈등이 불거지면서 KT는 안팎으로 총체적인 거버넌스 개선 압박을 받고 있다.


양측 갈등이 증폭된 배경에는 작년 11월 부문장급 인사나 주요 조직개편 시 이사회 논의와 승인을 반드시 거치도록 한 이사회 규정 개정이 결정적 원인으로 꼽힌다. 내홍이 확산되자 국민연금은 KT를 '일반투자'로 전환하고 '비공개 대화기업'으로 지정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에 지난달 9일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추위)는 사외이사 후보군에 대한 연임 및 교체 인선을 단행하는 한편 국민연금과의 협의를 통해 이사회규정 및 정관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주총에는 주요 임원 인사 '사전 심의·의결' 조항을 '사전 협의'로 완화하는 정관 변경안이 상정될 전망이다. 경영진의 자율성 확대라는 취지로, 일각에서는 이사회 견제 권한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연임하는 윤종수 사외이사에 대해서는 독립성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앞서 2025년 3월 정기 주총에서 재선임된 4명의 사외이사에 대해 이사회가 스스로를 추천했다는 '셀프 연임' 비판이 일었던 전례가 있다.


2일(현지시간) MWC26에서 부대행사로 열린 AI DC 관련 컨퍼런스에서 정재헌 SKT CEO가 기조 연설하는 모습ⓒSK텔레콤
SK텔레콤, 자본준비금 1조7000억 이익잉여금 전입

SK텔레콤의 주총 관전 포인트는 정재헌 CEO의 사내이사 선임을 비롯해 배당 재원 확충이 꼽힌다. 정 CEO는 사내이사 선임 이후 열리는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자리에 오를 예정이다.


다른 사내이사 후보로 한명진 MNO CIC장이 확정되면 SK텔레콤의 통신 본업 회복 및 AI·DC 전략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정 CEO는 최근 열린 MWC에서 대한민국 전역에 1GW 이상의 초거대 AI 데이터센터(DC)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자본의 한국 투자를 유도하고 아시아 최대 AI DC 허브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최대 조 단위 투자가 전망된다.


윤풍영SUPEX추구협의회 담당 사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도 눈에 띈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사외이사가 아닌 비상근 이사로, 이사회에서 경영 자문·감독 역할을 한다. 주로 지주회사 임원이 발탁되는 경우가 많아 이들이 누구냐에 따라 그룹의 전략적 사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이사회는 추천 이유로 "통신과 AI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전략적 조언을 제공할 뿐 아니라 SK그룹과의 AI 사업 시너지 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히며 그룹과의 AI 사업 시너지를 강조했다.


주주친화전략으로는 '자본준비금 감소의 건'을 의안으로 상정했다. 배당소득 비과세가 적용되는 감액배당을 실행하기 위해 자본준비금 1조7000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SK텔레콤은 작년 3분기와 4분기 해킹 사태에 따른 비용 부담을 이유로 무배당을 결정하며 주주들의 반발을 샀다.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주주들은 세금 부담 없이 실질 배당금을 더 많이 챙길 수 있는 수혜를 입게 될 전망이다.


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MWC26 개막일 기조 연설에 나선 LG유플러스 홍범식 CEO의 모습.ⓒ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데이터센터 사업목적 추가…파주 AIDC 중심 ‘원 LG’ 전략

LG유플러스는 이번 주총에서 사업목적으로 데이터센터 설계, 운영, 구축 관련 운용업을 추가한다. 단순한 인프라 제공을 넘어 기획부터 사후 관리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종합 데이터센터 사업자'로 거듭나겠다는 취지다.


LG유플러스는 2027년 준공 예정인 수도권 최대 규모(200MW)의 파주 AIDC(AI 데이터센터)를 구축중이다. 파주 AIDC는 GPU를 최대 12만 장까지 수용할 수 있으며,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LG CNS 등 LG 계열사의 핵심 역량을 결집하는 '원(One) LG' 전략의 실행지가 될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K-엑사원’과 ‘파주 AIDC’를 기반으로 시작부터 끝까지(End-to-End)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완결성 있게 제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상우 (주)LG 경영전략부문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해 계열사 간 유기적 협업을 도모한다. 이사회는 추천 이유로 "LG계열사들과의 유기적 협업 도모를 통해 당사의 중장기적 성장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편 통신 3사는 상법 개정에 따라 정관에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명시(제35조의3) ▲분리선출 감사위원 2인 선임 의무화(제47조의3) ▲사외이사 명칭을 독립이사로 변경(제31조 등 8개 조항) ▲전자주주총회 의무화 관련 내용 반영(제21조, 제27조, 제48조) 등을 반영할 예정이다.


이사의 충실 의무는 '이사는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 및 주주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의무의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주주'까지 확대해 기업의 책임 경영을 한층 강화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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