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조사처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위헌 소지"

황지현 기자 (yellowpaper@dailian.co.kr)

입력 2026.03.04 18:43  수정 2026.03.04 18:47

재산권·기업활동 자유 침해 가능성

기존 지분 강제처분은 소급규제 논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전경 ⓒ연합뉴스

국회입법조사처가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과 관련해 위헌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4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대한 답변서에서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제한이 재산권(헌법 제23조)과 직업의 자유·기업활동의 자유(헌법 제15조), 소급입법 관련 문제(헌법 제13조)에 있어 위헌으로 판단될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입법조사처는 재산권 침해 측면에서 지분 분산이 투명성 제고로 이어진다는 인과관계가 충분히 입증됐는지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직업수행의 자유와 관련해서는 지분율 제한이 사실상 경영권 상실로 연결되는 구조라면 침해 강도가 중대하게 평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소급입법 문제를 강하게 짚었다. 입법조사처는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가 과거에 적법하게 취득한 지분에 대해 사후적으로 강제 처분을 요구하는 방식의 규제는 중대한 공익적 사유 등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위헌 판단될 소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 사례에서도 동일한 규정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 보고서에 담겼다. 입법조사처는 EU·홍콩·싱가포르 등 주요국의 가상자산거래소 규제체계에서 대주주 지분율을 제한하는 규정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분석하며 글로벌 정합성 측면의 문제를 함께 제기했다.


다만 국내 자본시장법상 다자간매매체결회사(ATS)에는 대주주 지분율 제한 규정이 존재한다. 이에 대해 입법조사처는 "ATS는 설립 단계부터 소유지분 제한을 전제하는 반면, 가상자산거래소는 이미 운영 중인 사업자에 사후적으로 소유구조 재편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적용 맥락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또 증권거래소와의 기능적 동일성, 시장 구조, 위험의 성격, 규율 환경 차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밀한 비교·설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가상자산 2단계 법안이 조속히 마련돼야 하는 상황은 분명하지만 지분율 제한처럼 위헌 소지가 있는 규정이 충분한 검토 없이 법제화될 경우 법치주의 원칙에 대한 신뢰를 흔들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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