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증 책임 뒤집히나…보험업계, 근로자 추정제 파장 예의주시

김민환 기자 (kol1282@dailian.co.kr)

입력 2026.03.13 07:02  수정 2026.03.13 07:02

‘일법 패키지’ 핵심 쟁점 부상…보험설계사·TMR 영향권

4대보험·퇴직급여·노무관리 부담 변수…GA 채널도 촉각

“즉시 전면 적용은 아냐…법안 세부안·판례 흐름이 관건”

정부가 특수고용직·플랫폼 종사자·프리랜서 보호를 위한 이른바 ‘일법 패키지’ 입법을 추진하면서 보험업계가 제도 변화의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가 특수고용직·플랫폼 종사자·프리랜서 보호를 위한 이른바 ‘일법 패키지’ 입법을 추진하면서 보험업계가 제도 변화의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보험설계사와 텔레마케터 등 특수고용 성격 인력이 많은 업종 특성상, 근로자성 분쟁에서 사용자 입증 책임이 강화될 경우 사회보험료와 퇴직급여, 노무관리 비용 등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보험업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노무제공자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추정하는 ‘근로자 추정제’와, 근로자가 아니더라도 일정한 권리를 보장하는 ‘일하는 사람의 권리에 관한 기본법(일터기본법)’을 묶은 ‘일법 패키지’ 입법을 추진 중이다.


보험업계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개정의 핵심으로 거론되는 근로자 추정제다.


현행 제도에서는 임금 체불이나 퇴직금 미지급 등 분쟁이 발생했을 때 노동자가 스스로 근로자성을 입증해야 하지만, 근로자 추정제가 도입되면 일정 요건 충족 시 우선 근로자로 추정되고 사용자가 이를 뒤집어야 하는 구조로 바뀌게 된다.


보험업은 전속·비전속 설계사와 법인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 텔레마케터 등 특수고용 성격이 강한 인력이 대규모로 활동하는 업종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향후 근로자성 분쟁이 늘어날 경우 4대 보험, 퇴직금, 주휴수당, 최저임금 등과 관련한 비용 이슈가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보험사뿐 아니라 GA를 포함한 판매채널 전반에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보험설계사 수가 65만명 수준에 이르는 만큼, 일부 직군 또는 개별 사례에서 근로자성이 인정되는 사례가 누적될 경우 사회보험료 분담과 퇴직급여 충당, 노무관리 체계 정비 등에 따른 비용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적용 대상과 인정 범위에 따라 사회보험료와 퇴직급여, 노무관리 비용 등이 상당 폭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실제 부담 규모는 법안 세부 내용과 시행 이후 개별 적용 사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현 단계에서 단정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영업 현장에서는 설계사 개인의 부담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보험설계사는 통상 위촉 계약을 기반으로 실적에 연동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인 만큼, 직장가입 전환 시 국민연금·건강보험 등 본인 부담이 늘어날 수 있고, 영업 자율성이 위축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다만 제도 도입이 곧바로 설계사 전원을 근로자로 전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실제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근로자 추정제는 특수고용직을 일괄적으로 정규직화하는 제도가 아니라, 분쟁 발생 시 노동자의 입증 부담을 덜어주는 장치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실제 보험업계 내부에서도 직군별로 영향이 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부 영업 중심의 보험설계사보다 일정한 장소와 시간에 따라 근무하는 텔레마케터 조직은 상대적으로 근로자성 판단에서 더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텔레마케터의 경우 근무 시간과 장소가 비교적 고정돼 있어 기존에도 근로자성 논란이 반복돼 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입증 책임이 사용자에게 넘어가면 분쟁 국면에서 기업이 근로자성이 없다는 점을 입증해야 하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설계사 개인 역시 사회보험료 분담에 따라 실질 소득이 줄어들 수 있는 만큼, 법안의 최종 문구와 시행 이후 적용 사례 및 판례를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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