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즈타바 최고지도자 선출되기까지… 열흘 간 ‘격렬한 권력투쟁’ 있었다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6.03.17 15:40  수정 2026.03.17 15:40

아버지·아내·아들 즉사한 공습...모즈타바, 직전에 건물 떠나 생존

지난달 11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이란의 이슬람 혁명 47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한 시민이 모즈타바 하미네이의 사진을 들어보이고 있다. ⓒ EPA/연합뉴스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이란 최고지도자로 선출되는 과정에서 군부 중심 강경파와 온건파 간에 치열한 권력다툼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등 서방 세계와 마찰을 피하려는 온건파는 극단적 성향의 모즈타바의 선출을 강력히 반대했지만 끝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군과 안보기관의 핵심 수뇌부가 폭사당해 '복수심에 불타는‘ 강경파에 밀렸다는 것이다.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모즈타바의 최고지도자 선출 과정은 이란판 ‘왕좌의 게임’을 연상케 했다. 겉으로는 무난했던 권력승계로 보였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지난달 28일 그의 아버지이자 직전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한 뒤 이란 권력 핵심부 내에서는 치열한 후계 경쟁이 벌어진 것이다.


NYT는 하메네이가 자연사했다면 모즈타바가 그 뒤를 이었을 가능성은 낮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메네이는 생전에 측근들에게 잠재적 후계자 세 명을 제시했지만, 아들 모즈타바는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전쟁으로 권력 공백이 발생하자 이란 내부에서는 강경파와 온건파가 최고지도자 자리를 놓고 맞붙었다. 강경파는 기존 노선강화를 주장한 반면 온건파는 새 인물과 통치방식, 미국과의 적대관계 종식을 원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등 일부 고위 성직자들은 국가 분열을 우려해 하산 로하니 전 대통령과 이슬람혁명의 국부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손자 하산 호메이니를 밀었다.


하지만 전황이 격화하면서 이슬람혁명수비대의 목소리가 커졌다. 아흐마드 바히디 총사령관과 알리 아지즈 자파리 전 사령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 겸 전 사령관이 모즈타바를 지지하고 나선 것이다. 3일 고위 성직자 88명으로 구성된 전문가회의 1차 투표에서 모즈타바는 선출에 필요한 위원회 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었다. 전문가회의는 4일 새벽 모즈타바가 새 최고지도자가 됐다는 사실을 대내외에 알리는 발표를 준비했다.


그러나 온건파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라리자니 사무총장은 모즈타바가 최고지도자가 된다고 발표하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타깃이 될 우려가 있다며 발표를 취소시키고, 전쟁이 끝날 때까지 발표를 미루자고 했다. 또 헌법에 따르면 위원들이 직접 투표해야 한다고 정해져 있다면서 절차적 위반을 지적했다. 결국 재투표를 하기로 했고, 이슬람혁명수비대 고위급 관계자는 성직자 88명 모두에게 전화를 걸어 모즈타바에게 투표할 것을 요구했다. 8일 재투표에서 88표 중 59표를 얻은 모즈타바가 최고지도자가 됐다.


모즈타바는 취임 후 단행한 첫 인사에서 강경 반미색깔을 분명히 드러냈다. 그는 16일 군사고문으로 이슬람혁명수비대 사령관 출신의 초강경 인사 모흐센 레자이를 임명했다. 미 시사잡지 뉴요커는 “모즈타바는 이슬람혁명수비대에서 오랫동안 지지 기반을 다져왔다”면서 “그는 성직자 복장을 한 ‘푸틴 라이트’(가벼운 버전의 푸틴)”라고 전했다.


레바논을 방문한 알리 라리자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이 2024년 11월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모즈타바는 미사일 공습 당시 집 앞마당에 나가 있은 덕분에 가까스로 살아남았다고 영국 일간 더 텔레그래프는 보도했다. 당시 공습에서 그는 아버지와 아내, 아들을 잃었다. 텔레그래프는 지난 12일 열린 이란 지도부 비공개 회의에서 나온 하메네이 사무실 의전 책임자인 마자헤르 호세이니가 이슬람혁명수비대 지도부에 공습 당시 상황을 보고하는 내용이 담긴 음성파일을 입수했다.


이 음성파일에 따르면 모즈타바는 지난달 28일 오전 9시32분쯤 관저 밖 정원으로 나갔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지도부 단지를 타격하기 불과 몇 분 전이었다. 그가 건물에 들어서기 직전 이스라엘의 블루스패로우 미사일이 떨어졌고 그는 가벼운 다리 부상만 입은 채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