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캠에서 릴스로…변화한 케이팝 역주행 공식 [D:가요 뷰]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입력 2026.03.21 08:32  수정 2026.03.21 08:32

3분짜리 직캠도 길다…15초 남짓 숏폼 알고리즘 노리는 아이돌

과거 케이팝(K-POP) 역주행은 유튜브 직캠이나 무대 영상이 화제의 출발점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최근에는 틱톡·인스타그램 릴스에서 일반 이용자들이 사용한 배경음, 챌린지, 밈 영상이 발매 후 시간이 지난 곡을 다시 소환하며 역주행하는 흐름이다.


ⓒJYP

있지는 지난 19일 엠넷 ‘엠카운트다운’에서 '댓츠 어 노 노'(THAT’S A NO NO) 무대를 선보였다. 이 곡은 있지가 2020년 발매한 미니 2집 '잇츠 미'(IT'z ME)의 수록곡으로 엑스(X, 옛 트위터), 틱톡, 유튜브 릴스 등에서 곡의 후반부 부분만 편집된 영상이 반응을 얻으며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 곡은 멜론 일간 차트에서 지난 2일 961위로 재진입한 뒤 16일 157위까지 올랐다. 관련 공식 숏폼 영상 조회 수 역시 17일 오후 기준 총합 8530만회를 넘겼다. 발매 6년 만에 숏폼 반응이 실제 차트 상승과 음악방송 무대로 이어진 셈이다.


베이비몬스터의 '릴리 라이크 유'(Really Like You)도 비슷한 흐름을 탔다. 2024년 11월 발매한 정규 1집 '드립'(DRIP)의 수록곡으로 올해 틱톡 등에서 곡의 마지막 부분을 편집해 춤을 추는 숏폼이 유행하며 뒤늦게 반응이 왔다. 지난 1월 틱톡 코리아 '뮤직 바이럴 50'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고, 음원을 활용한 영상도 10만 건을 넘겼으며, 한국 유튜브 주간 인기곡 차트에서는 77위에 올랐다.


이 밖에도 아일릿의 '낫 큐트 애니모어'(NOT CUTE ANYMORE)는 발매 당시 멜론 톱100 차트에 100위로 진입했으나 이후 '후드잡샷 챌린지' 배경음으로 쓰이며 화제를 모았고 19일 오후 4시 기준 같은 차트에서 33위에 안착해 약 4개월 째 인기를 끌고 있다.


투어스 역시 '오버드라이브'(OVERDRIVE)가 동발이었던 엔믹스 '블루 발렌타인'(Blue Valentine)에 밀려 음악방송에서 1위를 놓쳤지만 이후 연말 시상식에서 혜리, 엔하이픈 등 연예인들이 곡의 하이라이트 구간을 따라하는 영상이 화제됐고, 이는 숏폼에서 '앙탈챌린지'로 뜨며 장기 흥행 중이다. 발매한지 5개월이 지난 3월에도 투어스는 중국 배우 진철원 등 글로벌 연예인들과 함께 해당 노래로 챌린지 숏폼을 찍는 상황이다.


이 같은 흐름은 과거와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지난 역주행 사례를 돌아보면 2014년에는 이엑스아이디가 멤버 하니 '위아래' 직캠으로 곡 발매 3달이 지나서 차트 역주행을 했고, 2021년에는 브레이브걸스가 군부대에서 '롤린'(Rollin')으로 공연한 무대 영상이 유튜브에서 화제를 모은 뒤 음원차트, 음악방송 1위를 차지했다. 이에 케이팝 팬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그룹이나 멤버의 무대 영상을 관리하며 이목을 끌만한 댓글을 다는데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실제로 이 당시 유행하던 아이돌 멤버들의 직캠을 보면 '00머리 걔' 등의 임팩트 있는 수식어가 달려있다.


그러나 최근 곡들은 특정 10~15초 구간이 먼저 밈과 챌린지, 배경음으로 퍼진 뒤 원곡과 무대, 아티스트로 관심이 확장된다. 팬덤과 커뮤니티가 유행시키는 역주행에서 일반 이용자와 알고리즘이 먼저 부르는 '강제소환'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곡의 생명력이 발매 시점의 음원 성적이나 음악방송 활동에만 머무르지 않고 이후 숏폼 알고리즘 안에서 다시 살아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케이팝 시장 역시 발매 직후 차트 성적 중심으로 곡의 흥행 여부를 가르기보다 숏폼과 SNS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의 파급력까지 함께 반영하는 방향으로 평가 기준이 넓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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