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적 금융을 가로막는 카드사 레버리지 규제 완화 시급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6.03.25 09:35  수정 2026.03.25 09:35

레버리지 8배의 한계 카드업의 성장 및 건전성 동시에 제약

규제 완화, 조달비용 증가 문제 개선하고 생산적 금융 확대 유도

지속가능한 카드업 영위 위해 레버리지 배율 10배로의 상향조정 바람직

ⓒ연합뉴스

최근 카드사는 국내 가계의 소비활동뿐만 아니라, 중소상공인 결제 인프라를 떠받치는 핵심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해왔다.


하지만, 카드사가 수행할 수 있는 기능은 레버리지 배율 규제라는 제도적 굴레에 의해 지나치게 제한되고 있다.


현재 카드사의 레버리지 한도는 8배 수준으로 묶여 있는데, 이는 생산적 금융 확대시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를 만든다.


해당 규제는 카드사의 건전성을 보호하기보다는, 오히려 조달 비용 증가와 신용등급 하락이라는 악순환을 촉발하고 있다.


국내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카드사의 총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레버리지 배율)은 8배를 초과할 수 없다.


현재 카드사는 대손충당금 적립, 자산건전성 관리, 내부 리스크 평가모형 도입 등으로 부실 가능성을 상쇄할 체계를 갖추고 있다.


레버리지 한도가 과도하게 낮게 설정되어 있으면, 카드사는 조달구조 전반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자기자본 대비 운용 여력이 제한되다 보니, 수익원을 다각화하기 어렵고 자본비율 부담이 외부의 신용평가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이로써, 위험프리미엄이 상승하고 이는 곧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진다. 신용등급이 낮아지면 카드채 발행금리가 상승하고 조달 비용이 증가하게 된다.


이렇게 높아진 조달비용은 본업인 결제·소비금융 외에 단기간의 높은 수익률 창출이 가능한 카드론 등 고금리 가계대출의 비중을 높이는 유인을 낳는다.


그러나 이는 다시 건전성 악화와 부실 위험 확대로 이어지고, 결국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된다. 역설적으로, 건전성을 강화한다는 취지의 규제가 오히려 시스템 리스크를 자극하는 셈이다.


이와 달리 선진국들의 사례는 다른 접근을 보여준다.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카드사에 대해 국내처럼 고정된 레버리지 배수를 설정하지 않는다.


대신 은행 규제 수준에 맞추어 위험가중자산(RWA)을 기반으로 한 자기자본 규제를 적용하거나, 자체 내부등급평가 모형에 따른 자본적정성 심사를 통해 실질적인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춘다.


미국의 경우 카드사는 자본적립 기준이 BIS 자기자본비율 중심으로 평가되며, 단순한 자기자본 대비 자산 배수 규제가 존재하지 않는다.


일본도 신용카드회사가 총자산 확대를 자율적으로 추진하며, 감독당국은 유동성 관리지표 중심의 점검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카드사의 자율적 자본구조 관리 역량을 인정하면서, 금융사들이 소비자 금융을 넘어 중소기업 신용공급·데이터 기반 신용평가·결제 인프라 혁신 등으로 역할을 확장하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도 현재의 규제 틀을 재검토해야 한다. 우선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한도를 8배에서 최소 10배 이상으로 상향해야 한다.


자본건전성이 우수하고 신용등급이 일정 수준 이상인 카드사부터 단계적으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궁극적으로 레버리지 규제의 목적은 위험 회피가 아니라, 균형 있는 성장에 맞춰져야 한다. 현재의 제도는 안전판이라기보다 산업 금융지원을 저해하는 카드사의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


카드업의 건전성과 기능 회복을 위해서는 감독당국과 카드사 모두가 함께 추진해야 할 구체적 실행 조치가 필요하다.


첫째, 금융위원회는 카드사 레버리지 배율 한도를 8배에서 10배 이상으로 상향하되, 위험관리능력·신용등급·자본비율 등을 기준으로 한 차등적 감독체계를 도입해야 한다.


이는 일률적 완화가 아닌, 정책적 신뢰 기반의 선택적 유연성 부여로 이해돼야 한다.


둘째, 단기적으로는 레버리지 한도 재조정이 신용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카드채 발행금리 안정화 장치(예: P-CBO 편입, 정책금융기관 매입 프로그램 등)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


셋째, 장기적으로는 단순 배수 규제 대신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및 위험가중자산(RWA) 기반의 내부 통제형 감독모델로 개편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카드사는 조달여력 확충을 생산적 금융 영역(예컨대 중소상공인 매출기반 대출 등)으로 전환함으로써, 조달확대가 곧 산업생태계의 신용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전략적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카드업은 이미 과거의 모험주의적 소비금융이 아니라, 디지털-결제-소비데이터가 융합된 새로운 금융 기반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이제 정책도 현실을 따라가야 한다.


레버리지 배율 확대는 안전성과 생산성이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한 카드업 모델'로 나아가기 위한 핵심 열쇠이다.


글/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jyseo@smu.ac.kr/rmjiseo@hanmail.net)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