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의 에너지 시설 인근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이란 하르그섬에 대한 미국의 공습 이후 수시간 만에 걸프 지역 석유시설을 겨냥한 추가 타격으로 보이는 공격이 발생했다. ⓒ AFP/연합뉴스
미국이 이란 원유수출의 핵심 거점인 하르그섬 점령을 저울질하고 있는 가운데 이란이 이 섬의 방어를 대폭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섬에 방공 미사일을 추가 배치했으며 미군이 상륙할 가능성이 있는 해안가에 지뢰를 집중 매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5일(현지시간) 미 CNN방송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 몇 주 간 미군의 하르그섬 점령 작전에 대비해 현지에 추가 병력과 방공 전력을 배치했다. 대인 지뢰와 대전차 지뢰 등 섬 주변에 ‘함정’을 설치했으며, 미국이 지상작전을 감행할 경우 미군 상륙 가능성이 있는 해안선에도 지뢰도 묻었다.
특히 이 섬은 이미 다층 방어체계를 갖추고 있는데, ‘스팅어 미사일’로 불리는 휴대용 지대공 유도 미사일 시스템(MANPADS)도 추가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미사일은 흔히 어깨에 메고 쏘는 대공 미사일로 보병 1~2명이 운용할 수 있도록 가벼운 중량이 특징이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란 원유 수출의 약 90%가 지나는 통로인 하르그섬을 점령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미군이 지상작을 감행할 경우 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군사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전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사령관은 “이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며 “이란은 미군이 자국 영토에 진입하는 순간 최대한의 타격을 입히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부 측근들도 하르그섬 점령 작전에 그만한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이 하르그섬을 점령한다고 해서 당장 글로벌 에너지 문제를 해소할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미군은 이미 지난 13일 하르그섬 군사시설을 공격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미군이 ‘품위’를 이유로 석유 기반 시설은 공격하지 않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걸프 지역 동맹국들 역시 미 지상군의 하르그섬 점령 작전에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이 점령 작전에 나설 경우 막대한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이란의 대규모 보복이 이어지면서 전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란 측은 미 지상군 작전을 돕는 중동 국가에 보복을 가하겠다고 위협했다.
호르무즈 해협에 자리하고 있는 이란 원유 수출기지 하르그섬. ⓒ 뉴시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이날 “적들이 중동 지역 국가 중 한 곳의 지원을 받아 이란의 섬 중 한 곳을 점령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적의 모든 움직임은 우리 군의 감시하에 있으며, 만약 선을 넘는다면 해당 지역 국가의 모든 주요 기반 시설은 아무런 제한 없이 무자비한 공격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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