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아 "임기 내 주식 매도 없다" 주주가치 제고 약속
3년 내 '성장주 멀티플 리레이팅' 실현 다짐
2026년 에이전트 기반 AI 수익화 본격화
'카톡 개편 실책' 인정하고 '카나나 연구소' 신설
26일 제주 스페이스닷원에서 열린 카카오 제 31기 정기주주총회 현장. 카카오 주주총회 생중계 캡처
카카오 정기 주주총회가 주주들의 날카로운 질타와 성토 속에서 97분간 진행됐다.
카카오는 26일 제주 스페이스닷원에서 제 31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총은 온라인 생중계로도 진행됐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주가 부진과 카카오톡 개편 실책, 경영진의 자사주 매도 논란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사과했다. 임기 동안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약속도 했다.
또한 정 대표는 에이전틱 AI 성과를 통한 '멀티플(수익성 대비 주가 수준) 리레이팅(기업가치 재평가)을 공언하며 정면 돌파 의지를 천명했다.
"삼성은 칭찬받는데..." 주주 질타에 정신아 "임기 내 자사주 안 판다"
이날 1호 의안부터 주주들의 송곳 질문이 시작됐다. 한 주주가 "카카오 주가를 보며 참 답답하다, 삼성전자 주총에서는 경영진에게 수고했다는 말도 나오는데 우리 주주들은 언제쯤 수고했다, 잘했다 할 수 있는가"라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정신아 대표는 내부적인 체질 개선과 펀더멘털(기초체력)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카카오만의 차별점인 에이전틱 AI(능동형 AI) 생태계를 구현하고 수익화 위한 비즈니스 모델 구체화하는 모습을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AI 로드맵도 공개했다. 정 대표는 '챗GPT 포 카카오(ChatGPT for Kakao)'와 '카나나 인 카카오톡' 등 AI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출시하며 성공 확률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챗지피티 포 카카오'는 이용자가 800만 규모로 성장했다. 정 대표는 "2026년에는 해당 기능이 카카오톡 이용 흐름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접점을 확대하고 카카오의 생태계로 또 챗지피티가 붙어있는 카카오 툴스 기반 에이전트를 통해 효용 높은 AI 시나리오를 단계적으로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온디바이스 AI인 '카나나인 카카오톡'은 CBT(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통해 유의미한 사용자 반응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모델 다운로드 완료율이 80% 이상이고 리텐션(재방문율)이 약 70%를 기록하면서 초기 대비 높은 잔존율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용자 확대와 기능 고도화를 통해 성과를 빠르게 구체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용자 확대 이후에는 수익화에 나설 전망이다.
26일 제주 스페이스닷원에서 열린 카카오 제 3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정신아 대표가 주주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카카오 주주총회 생중계 캡처
카톡 개편 실책 인정…'카나나 연구소'로 소통 쇄신
책임 경영에 대한 약속도 이어졌다. 정 대표는 "경영진 보상은 철저히 기업가치 제고와 연동돼있다. 저 역시도 회사 펀더멘털을 확신하면서 자기주식 매수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임기 동안 주식 매도를 하지 않고 성장 국면을 만들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 재도약에 있어 앞으로 3년이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정신아 대표는 "우리가 갖춘 펀더멘털(기초체력)은 갖추되, 우리가 갖출 수 없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 것들은 향후 또 다른 투자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3년은 전략적 기어 전환을 하면서 성장주에 걸맞은 멀티플(수익성 대비 주가 수준)을 리레이팅(기업가치 재평가)하도록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카카오톡 개편 비판과 관련해서는 '카나나 연구소'를 신설해 이용자들의 사전 피드백을 충실히 받겠다고 밝혔다.
카카오 노조인 크루유니언(Krew Union)의 서승욱 지회장은 "작년 카카오톡 개편 이후 앱 평점은 1.1점"이라며 "이용자들의 비판 끝에 회사는 사실상 원상회복에 가까운 조치를 취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카카오톡의 '빅뱅' 내부 프로젝트는 지속 성장을 위해 중요한 시기였지만, 국민 메신저로서 이용자 생활에 밀접한 서비스 변화가 얼마나 민감한지를 깊이 헤아리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실책을 인정했다.
그는 다양한 서비스에서 급진적인 변화를 한번에 가져가기 보다는, 이용이 불편한 부분을 하나씩 해결해 가겠다고 했다.
정 대표는 "상반기 중 AI 관련해서는 서비스나 기능을 론칭하기 이전, 카카오톡 내 이용자들이 먼저 체험해보고 서비스에 대한 가감없는 피드백을 서베이 형식이든 다른 형식으로 줄 수 있는 '카나나 연구소'를 선보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톡 빅뱅 프로젝트' 관련 이 개편을 주도한 홍민택 CPO(최고제품책임자) 유임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한 주주는 "홍 CPO를 유임시킨 이유가 무엇이며, 그를 카카오톡 개편과 같은 주요 프로젝트를 맡길 계획이 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정 대표는 "개인 사항을 주총이라는 공식적인 자리에 언급하는 것이 절차상 적절치 않아 언급하기 어렵다"면서도 "개인이 아닌 문화로 본다면 내부에서 상의해 하향식으로 전달되는 의사결정 방식 문화는 계속 바꿔가겠다"고 답했다.
26일 제주 스페이스닷원에서 열린 카카오 제 3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신종환 카카오 CFO가 주주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카카오 주주총회 생중계 캡처
AXZ·게임즈 매각 "파트너 협력 방향"… 임금 반납엔 선 그어
카카오게임즈 등 계열사 매각과 관련해서는 "파트너로서 협력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현재 카카오는 포털 ‘다음’ 운영사(AXZ)를 업스테이지에, 카카오게임즈는 라인야후가 투자한 법인에 지분을 넘겨 경영권을 이관하는 방향으로 지분 매각을 진행 중이다.
정 대표는 "AXZ든, 게임즈든 일단 좋은 회사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딜(거래) 시작 포인트는 각각 다르지만, 앞으로 어떤 딜을 추진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고용 안정이나 회사의 안정을 흔드는 것보다는 파트너로서 협력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경영 책임에 따른 경영진 임금 반납 요구에 대해 신종환 카카오 CFO(최고재무책임자)는 "현재로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경영진들은 매출 관련 부분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으며 자사주 매수와 이해관계가 최대한 얼라인(일치)되는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최근 경영진의 주식 매도 논란에 대해서는 "주입금(주식 매수대금) 납입이나 세금은 순간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개인 부담"이었다며 "시스템을 더욱 강화하면서 주식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대응하겠다"가 강조했다.
카카오는 의안설명서에서 "AI 관련 사업을 회사의 주요 사업 영역으로 명확히 하고 향후 AI 기술을 접목한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과 혁신적인 정보 서비스 제공 등 플랫폼 확장을 보다 안정적인 법적 근거 하에 수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사회 7인 체제로 ‘정예화’…AI 사업목적 안건 통과
한편 이날 주총에서 카카오는 사업목적으로 인공지능 개발 및 이용업, 기타 정보서비스업, 응용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을 추가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AI 기술 기반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앞서 카카오는 올해 성장축으로 사람 중심의 AI(Human-centric AI)와 글로벌 팬덤 OS(Global Fandom Operating System)을 제시한 바 있다.
사람 중심의 AI는 5000만 사용자의 일상과 관계 속 맥락을 이해해 온 카카오만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아울러 전 세계 팬들이 소통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글로벌 팬덤 OS’를 구축하고 이를 ‘Web3’ 인프라와 연결해 사용자 가치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이사회 정원을 기존 '3인 이상 11인 이하'에서 '3인 이상 7인 이하'로 축소하는 정관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카카오는 주주총회소집공고에서 "다양한 사업을 폭넓게 검토하던 과거의 역할에서 나아가, 핵심 전략과 주요 의사결정에 보다 집중하는 방향으로의 역할 변화가 필요하다"며서 "복잡한 의사결정 단계를 줄이고 급변하는 기술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민하고 정예화된 의사결정 체계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카카오가 AI 서비스 '카나나 인 카카오톡' 지원 기기를 갤럭시로 확장한다.ⓒ카카오
이사회 인원은 줄이지만 사외이사(독립이사) 비중은 67%까지 확대해 독립성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이사회 구성에도 변화가 생겼다. 정신아 대표가 2년 임기의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정 대표는 대표이사 임기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 그룹 거버넌스(지배구조) 효율화, 톡·AI 중심 전략 전환으로 카카오의 중장기 성장 기반을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차경진 기재부 중장기전략위원회 위원은 임기 2년의 사외이사로 재선임돼 전문성을 이어가게 됐다.
사외이사인 감사위원에는 함춘승 피에이치앤컴퍼니㈜ 사장과 김영준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가 각각 재선임, 신규선임됐다. 이들의 임기는 각각 3년이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의안도 원안대로 승인됐됐다. 자기주식 소각 안건이 결의됨에 따라 카카오는 약 828억원 규모의 자사주 142만주를 소각할 예정이다.
아울러 1000억원 규모의 자본준비금(주식발행초과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는 안건도 승인됐다. 자본준비금 감액은 중장기 배당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주주환원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이렇게 확보된 재원은 관련 법에 따라 주주들에게 비과세 배당 혜택을 줄 수 있어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다.
이밖에 상법 개정에 맞춰 사외이사 명칭을 독립이사로 변경하고, 분리 선임 감사위원 인원을 1명에서 2명으로 상향하는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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