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사업자금 대출로 집 사면 엄벌”…국세청, 전수 조사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6.03.27 08:49  수정 2026.03.27 08:49

대출 용도 외 유용 부동산 탈세 정조준

자진 시정 시 가산세 최대 90% 감면

탈루 확인 시 무관용 원칙 적용

“자발적 신고 시 검증 대상 제외”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법인이나 개인 사업자가 사업 명분으로 받은 대출 자금으로 주택을 구매하는 행위에 대해 국세청이 세무 조사에 나선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관련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하자 국세청이 직접 움직이는 것이다.


국세청(청장 임광현)은 27일 사업자 대출을 용도 외 유용해 주택을 취득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상자에 대해 전수 검증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세청은 “사업자 대출은 본래 사업 운영을 위한 자금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주택 취득에 유용해 대출 규제를 회피하고 자금출처를 은폐하거나 대출이자를 경비로 계상하는 등 탈세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고소득 전문직 사업자가 강남권 고가 아파트 취득 과정에서 사업자 대출과 신고 누락 자금을 사용하고 이자를 경비로 처리해 탈세한 사례를 확인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주택취득 과정에서 제출한 자금조달계획서를 분석한 결과 사업자 대출을 포함한 ‘그 밖의 대출’ 규모가 증가했다.


한 사례로 고소득 전문직 사업자 A 씨는 서울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를 50억원에 샀다.


국세청은 A 씨가 지출한 주택구매 자금이 신고소득에 비해 과하다는 판단에 따라 조사에 나섰다. 조사 결과 A 씨는 사업자 대출로 20억원을 마련했다. 이자 5억원은 경비로 처리했다. 나머지 20억원의 사업 수익도 신고하지 않았다.


이에 국세청은 A 씨가 누락한 이자 비용과 수입액에 대한 소득세 5억원을 추징했다.


A 씨 사례와 같이 국세청은 자금조달계획서와 대출자료, 관계기관 협조 자료를 종합 분석해 사업자 대출 유용 의심 사례를 선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국토교통부 등과 협력해 수집한 자료를 기반으로 대출 종류와 사용처, 사업체 신고 내용을 종합 분석해 탈루 혐의가 확인되면 조사 대상으로 선정한다.


조사에서는 주택 취득 자금 흐름 전반을 추적해 사업자 대출 사용 여부와 편법 증여 가능성을 함께 점검한다.


필요하면 관련 사업체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해 대출이자 비용 처리, 소득 누락 등 사업체 전반의 탈세 여부를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조세포탈 등 위법 행위가 확인되면 수사기관 고발 등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대출금은 상환 시까지 경비 처리 적정성과 제3자 대납 여부 등도 사후 관리한다.


전수 검증은 2025년 귀속 종합소득세 신고 기한이 지난 뒤인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실시한다. 지난해 주택 취득분은 물론 자료가 확보된 과거 거래까지 검증 대상에 포함한다.


다만 국세청은 본격 검증에 앞서 자발적 상환과 수정신고 시 검증 대상에서 제외한다. 신고 시점에 따라 가산세 감면 혜택을 제공한다. 법정 신고 기한 후 1개월 이내 수정신고 시 신고불성실 가산세의 90%를 감면한다. 최대 2년 이내 신고 시 10%까지 감면률을 적용한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사업자 대출을 개인 주택 취득에 전용하고 해당 대출이자를 사업경비로 처리하는 행위는 명백한 탈세”라며 “이번이 스스로 바로잡을 기회다. 자진 시정이 없으면 강도 높은 검증과 고발 등 엄정 조치가 뒤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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