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영원한 상징일 것 같았던 슈퍼스타 이대호(29)를 당분간은 한국야구 무대에서는 볼 수 없게 됐다.
이대호는 지난 19일 FA 최고액 대우를 제시한 롯데의 제안을 정중히 거절하고 해외진출을 공식선언했다. 이대호의 행선지는 일본 오릭스가 유력하다.
롯데 구단은 ‘선수의 뜻을 존중한다’면서도 못내 아쉽다는 반응이다. 롯데는 이대호와의 FA우선협상기간, 4년간 옵션 포함 총액 100억원(보장액 80억원+옵션 20억원)의 몸값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만이 아니라 국내 프로스포츠 전체로 확대해도 최고대우다.
지난해 연봉조정신청과정에서 이대호가 느꼈을 서운함에 대한 보상은 물론, 일본 구단들의 배팅액수와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을 ‘통 큰 배팅’이었다.
그러나 이대호는 예상을 깨고 일본진출을 선언했다. 단순히 돈보다도, 새로운 야구 환경을 접하고 싶다는 도전욕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호는 시즌 종료이후 다음 시즌부터 국내 복귀가 유력한 김태균, 이승엽 등 일본야구를 경험해본 동료들에게 진지하게 자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와의 협상에서도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았다는 후문이다. 롯데 관계자는 “첫 협상 때문에 아마 해외진출에 대한 마음을 어느 정도 굳힌 것으로 보였다”고 귀띔했다.
이대호는 비록 협상이 결렬됐지만 롯데 구단에 대해 ‘감사하다’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FA 최고액 대우를 보장하며 체면을 살려주고 자신을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한 구단에 대한 인간적 고마움이었다. 돈 때문에 감정싸움을 벌여서 결별하는 모양새가 아니라, 해외진출에 대한 선수의 의지가 더 컸다는 것을 강조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대호를 놓친 롯데는 당장 다음 시즌부터 비상이 걸렸다. 롯데 타선에서 이대호의 비중은 절대적이었다. 1루수비야 홍성흔, 박종윤, 김주찬 등 후보들이 많지만, 4번 타자 이대호의 공백은 메우기가 쉽지 않다. 유력한 대안으로 꼽히는 홍성흔도 내년이면 36살이 되는 데다 올 시즌 다소 노쇠화 조짐을 드러냈다. 게다가 이대호 우산효과까지 사라진 다음 시즌의 활약은 섣불리 낙관할 수 없다.
또한, 에이스 장원준이 올 시즌을 마치고 경찰청에 입단한 데다 불펜의 핵으로 꼽히던 또 다른 FA 임경완마저 SK로 자리를 옮기며 당장 투타 전반에 심각한 전력누수가 불가피하게 됐다. 올해로 프로야구 8개구단 중 가장 오래된 19년 연속 우승에 실패했던 롯데는 다음 시즌 행보가 더욱 험난해져 양승호 감독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롯데 팬들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대호 떠나면 무슨 재미로 야구를 보나” “롯데는 내년 시즌 우승도 힘들겠네”라고 당장 다음 시즌 롯데의 전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 팬은 “구단이 짜게 굴까봐 걱정했는데, 정작 최고대우를 보장했는데도 굳이 불확실한 일본행을 선택할 필요가 있었냐”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번뿐인 기회인데 선수의 뜻을 존중해야한다” “일본에 가서 한국야구의 자존심을 드높이고 오기를 바란다”며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는 팬들도 많았다.[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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