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구멍’ 이승호 하나로 모두 해결?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11.11.23 11:51  수정

선발-마무리 전천후 좌완 이승호 영입

임경완 불펜-장원준 선발 메울 자원

롯데로 이적한 이승호가 전천후 좌완으로 거듭날지 관심이 모아진다.

주축 선수들의 잇따른 이탈로 고민에 빠졌던 롯데가 ‘좌완 FA’ 이승호(30)를 전격 영입했다.

롯데는 22일, 이승호와 4년간 총액 24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3억5000만원+옵션 4억원)에 FA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4년 좌완 가득염(3년 5억 6000만원)과 FA 계약을 맺은 바 있지만, 외부영입은 구단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롯데는 이승호를 끌어안게 돼 두 가지 고민을 동시에 해결했다. 첫째, 최대 약점인 불펜의 보강이 이뤄졌고, 두 번째 여차하면 군 입대로 빠진 장원준의 빈자리를 이승호로 메울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그동안 롯데 불펜은 팀 승리를 날려먹는 주요 원인으로 팬들의 집중 포화를 받아왔다. 지난 3년간 롯데 불펜의 평균자책점은 4.31(09년 4위)-4.96(10년 7위)-4.15(11년 6위)에 머물렀다. 불펜 최강인 SK가 3.71(1위)-3.79(2위)-2.78(2위)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실망스러운 수치다.

좌완 스페셜리스트의 부재도 오래도록 롯데를 괴롭혀왔다. 좌완 강영식이 필승조에 배치되어 있긴 하지만, 좌타자에 약한 좌투수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실제로 강영식은 지난해 우타자를 상대로 0.207의 피안타율을 보인 반면, 좌타자에게는 0.283으로 난타를 당했다.

무엇보다 강영식은 오랜 이닝 소화가 어려워 원포인트 릴리프로만 활용됐고, 경기 막판 긴박한 순간에서는 늘 불안한 모습을 보여 ‘새가슴’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또 다른 좌완구원으로는 이명우와 허준혁이 있었지만 모두 기대에 못 미치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승호는 다르다. 이승호의 최대 장점은 ‘SK산 투수’답게 연투가 가능하고 길게 이닝을 끌고 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승호는 부상에서 복귀한 지난 2008년부터 4년간 213경기에 출장해 295.1이닝을 소화했다.

연평균 53.3경기 출장의 기록도 대단하지만 경기당 소화 이닝이 1.38이라는 점에서 괴물급 체력을 자랑한다. 특히 2009년에는 68경기 106이닝이라는 말도 안 되는 소화이닝을 기록했다. 지난 4년간 이승호보다 많이 던진 구원투수는 ‘국민노예’ SK 정우람과 삼성 정현욱에 불과하다.

특히 이승호는 지난해 20세이브를 기록, 구원부문 3위에 오르는 등 마무리 역할까지 소화할 수 있다. 당시 SK의 뒷문을 확실하게 책임졌던 이승호는 전반기 내내 세이브 선두를 달렸지만 후반기 송은범에게 마무리 자리를 내주며 아쉽게 타이틀 획득에 실패한 바 있다. 이로써 양승호 감독은 마무리 김사율이 불안하면 언제든 이승호로 틀어막을 수 있는 조커를 손에 넣게 됐다.

양승호 감독이 이승호를 어떻게 활용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장원준의 군 입대로 우완 일색이 되어버린 선발진에 이승호 투입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다음 시즌 롯데의 선발 로테이션은 송승준-고원준-사도스키 등이 잠정 확정됐다. 마땅한 좌완 선발 자원이 없는 롯데가 남은 용병 한 자리를 좌투수로 구하지 않는 이상 로테이션의 불균형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같은 고민 역시 이승호가 해결해줄 수 있다. 지난 2000년 SK에서 데뷔한 이승호의 원래 보직도 선발투수였다. 부상 복귀 이후 매년 몇 차례씩 선발로 투입됐을 만큼 낯선 자리도 아니다.

2000년 신인왕을 거머쥔 뒤 이듬해부터 붙박이 선발로 나서 14승 14패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하는 등 SK 창단 초기에 큰 활약을 펼쳤다. 2005년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기 전까지 161경기 가운데 113경기를 선발로 소화했다.

사실 롯데는 이대호의 공백도 큰 타격이었지만, 불펜의 핵 임경완의 이적이 충격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임경완이 빠진 공백은 더 좋은 자원으로 메울 수 있게 됐다. 36살의 언더핸드 투수와 30살의 전천후 좌완투수의 비교는 사실상 무의미하다.

이승호는 롯데와 FA 계약을 확정 지은 뒤 “선발과 중간, 마무리 등 어떤 보직이든 상관없다. SK에서 뛰며 모든 역할을 해봤다”며 “팀이 필요로 하는 투수가 되고 싶다. 팀 승리에 헌신할 생각”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사직구장 마운드에서 롯데 유니폼을 입고 던져 보는 것이 평생 꿈이었다던 이승호가 역동적인 투구폼처럼 롯데의 오랜 고민을 시원하게 날려줄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진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이승호 데뷔 후 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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