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행’ 로페즈·최영필에 담긴 긍정 메시지

이경현 넷포터

입력 2012.01.06 13:50  수정

로페즈, 임의탈퇴 없이 SK로 이적

전직 한화 최영필도 보상금-선수 포기

최근 KIA와 재계약에 실패한 로페즈가 SK 유니폼을 입고 다음 시즌을 준비한다.

한국프로야구는 그동안 전성기가 지난 노장선수나 외국인 선수들에게 그리 관대하지 못했다. 몸값이나 기량을 떠나 선수들에게 자유로운 운신의 폭을 제약하는 ‘악법’들이 원인이었다. 그리고 대개는 ‘내가 갖기는 싫지만, 남 주기는 아깝다’는 구단들의 천박한 이기심에서 비롯됐다.

그런 면에서 최근 SK에 새 둥지를 튼 아퀼리노 로페즈와 최영필의 행보는 한국야구에 많은 교훈을 남긴다. 한화는 3일 FA 최영필에 대해 보상선수 및 보상금액 포기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통보했다. FA 계약 뒤 트레이드 형식을 취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보상선수와 보상금액을 포기한 것은 처음이다. 말 그대로 순수한 의미에서의 ‘진짜’ FA가 된 것이다.

5일에는 KIA가 로페즈와의 계약을 포기했다. 종전에는 프로구단이 소속 외국인 선수와의 계약을 포기하더라도, 5년간 국내 다른 팀에서 묶어놓을 수 있는 편법 규정이 있었다. 이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재계약 의사가 있는 선수에게 당해 연봉의 최소 75%이상을 제시하고 그 내용을 KBO에 정해진 기간까지 제출해야 한다. 만일 구단의 재계약 의사에도 불구하고 제안을 거부한 선수들은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해당 구단의 임의탈퇴 선수로 분류되어 5년 동안 뛸 수 없다.

과도한 FA 보상규정과 외국인 선수 임의탈퇴 제도는 한국프로야구에서 선수의 권리를 침해하는 대표적인 악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많은 구단들이 이런 방식으로 다른 팀으로 떠나고 싶은 노장 선수, 혹은 남 주기엔 아까운 특급 선수들을 묶어놓곤 했다. 자유로운 선수이동이나 FA라는 제도의 취지에도 걸맞지 않은 일종의 노예계약이었다.

최영필과 로페즈는 비록 나이는 적지 않지만 여전히 자기 몫을 해낼 수 있는 선수로 평가받는다. 특히 로페즈는 정상적인 컨디션일 경우 10승 이상을 보장할 수 있는 에이스급 투수다. 그런 선수를 조건 없이 경쟁 상대에게 떠나보낸다는 것은 당장은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야구판 전체로 보면 오히려 좋은 선수들을 오래 볼 수 있게 되고 자유로운 경쟁을 가능하게 함으로서 긍정적인 부분이 될 수 있다. 한화와 KIA의 용기 있는 결단이 국내 프로구단의 의식변화에 좋은 계기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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