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원정에서 아쉬운 패배(0-1)를 당한 최강희호가 전력강화의 숙제를 안고 돌아왔다. 무기력했던 각 포지션 전반에 걸친 재정비가 필요하다. 공격진도 예외가 아니다.
현재로서는 이동국의 대표팀 복귀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최강희 감독은 부진의 시작이었던 우즈벡전 직후 이동국을 이란전 엔트리에서 제외한 바 있다. 이란전에서 선발로 활약했던 박주영-김신욱 조합이 기대에 못 미치며 다시 고민에 빠졌다.
최강희 감독은 “대표팀 공격진에 현재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이 많지 않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최 감독이 밝힌 스트라이커 자원은 이동국, 박주영, 김신욱 단 3명이다. 문제는 이들이 모두 최근 대표팀에서 꾸준한 활약을 나타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공격수들에게만 책임을 전가하기엔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이란전은 특정 선수의 활약을 떠나 전반적으로 무기력했다. 장기인 측면공격과 패싱게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공격수들이 전반적으로 고립됐다. 김신욱이 그나마 분전했지만 그의 머리만을 노리는 ‘뻥축구’는 오히려 이란 수비를 편하게 만들었을 뿐이다.
현재 대표팀 스트라이커들은 모두 검증된 선수들이다. 하지만 이동국이나 박주영이라고 매 경기 잘할 수 없고, 이들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나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처럼 ‘일당백’으로 수비라인을 허무는 판타지 스타도 아니다.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지 못한다면 이들을 활용하는 전술에 문제는 없었는지 돌아볼 때다.
최강희 감독은 부임 직후 줄곧 4-2-3-1 전술을 주 포메이션으로 쓰고 있다. 최강희 감독이 K리그 전북 시절부터 선호했던 전술이다. 하지만 굳이 한 가지 옵션에만 집착할 필요는 없다.
허정무 감독 시절이던 2009년에는 4-4-2 전술로 최종예선을 무패로 통과하기도 했다. 현재 대표팀에는 이근호나 손흥민처럼 투톱 시스템에서는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할 수 있는 선수들이 있다. 내년부터 최종예선 4경기 중 3경기가 홈에서 열린다. 승리를 위해서는 더 공격적인 전술 변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
선수들의 기량점검과 대표팀 일정도 다시 검토할 대목이다. 공격수들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이들이 받쳐줄 도우미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이름값에 상관없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해야 하는 것은 상식이다.
하지만 이란전에서 기용됐던 김보경-이청용-손흥민 등 해외파들이 대부분 부진하거나 대표팀 전술에 제대로 녹아들지 못했다는 것은 선수들만 탓하기 전에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과연 선수들의 능력과 몸 상태를 얼마나 제대로 파악하고 있었는지 반성해야할 대목이다.
모 선수의 경우,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현지에서 선수가 합류하고 나서야 컨디션이 정상이 아님을 알았다는 것은 그만큼 대표팀의 선수관리가 허술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갑자기 한국축구에 호날두나 메시 같은 슈퍼스타가 나타나기를 바랄 수는 없다. 그렇다면 결국 보유한 자원으로 전력을 극대화시키는 방법 밖에 없다.
이동국이나 박주영, 김신욱이 현재 대표팀 스트라이커에서 최고의 자원이라면, 이들이 한 팀에서 시너지효과를 일으킬 수 있도록 훈련시간을 확보해야 하고, 평가전 등을 통해 손발을 맞출 수 있는 기회도 있어야 한다. 이란전을 앞두고 박주영-김신욱 조합은 한 번의 공식 평가전도 없이 곧바로 중요한 실전에 투입됐다. 이렇게 해서는 아무리 뛰어난 선수들이라도 능력을 십분 발휘하기 어렵다.
결과가 좋지 못했다면 선수 탓보다는 그 준비과정에서부터 문제가 없었는지 돌아봐야한다. 적어도 가능한 수단과 노력을 다하지 않고 ‘대표팀에 공격수가 없다’ ‘이동국-박주영은 공존이 어렵다’ 식으로 낙인을 찍는다면 한국축구는 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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