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분간 뭐했나’ 가가와…퍼거슨 머릿속 지우개?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3.02.14 09:44  수정

쉐도우 스트라이커 출전했지만 기대 이하

보다 못한 퍼거슨 감독, 가장 먼저 교체

최악의 부진으로 교체 수모를 당한 가가와 신지.

많은 기대를 모으며 레알 마드리드전에 선발 출전한 가가와 신지(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최악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가가와는 14일(이하 한국시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서 열린 ‘2012-13 UEFA 챔피언스리그’ 레알 마드리드와의 16강 1차전 원정경기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지만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며 후반 19분 교체 아웃됐다.

퍼거슨 감독은 이날 경기서 다소 변칙적인 전술을 들고 나왔다. 기본 전형은 4-2-3-1 포메이션이었지만 최전방 공격수 로빈 판 페르시는 타겟맨 역할보다는 공격 시 주로 측면으로 빠져 동료들에게 공간을 제공했고, 오른쪽 날개 웨인 루니는 레알 마드리드의 파상 공세를 막기 위해 보다 수비적인 역할에 치중했다.

따라서 공격 시 판 페르시가 만들어준 공간은 가가와 신지가 파고들었어야 했고, 이는 마드리드 원정에 임한 퍼거슨 감독의 승부수와 다름없었다. 그러나 가가와의 활약은 기대 이하였다.

사실 가가와는 도르트문트 시절, 쉐도우 스트라이커 역할에 최적화된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스피드는 다소 느리지만 순간적으로 빈 공간을 찾아들어가는 움직임은 물론, 간결한 볼터치로 슛 또는 패스의 정확도가 높기로 유명했다. 퍼거슨 감독이 기대한 측면도 바로 이러한 모습이었다.

일단 움직임 자체는 좋았다. 레알 마드리드 수비진을 교묘하게 파고드는 위치선정을 비롯해 역습 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문제는 볼을 받은 이후의 볼터치와 고질적 약점인 몸싸움이었다.

이날 가가와는 볼을 빼앗긴 횟수가 맨유 선수 중 가장 많은 세 차례나 됐고, 드리블 횟수는 제로로 자신감이 떨어지다 보니 시도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결국 상대 수비수들의 거친 압박에 스스로 무너진 셈이었다. 급기야 시간이 거듭될수록 위축되다보니 중앙으로 침투해 들어오는 왼쪽 날개 대니 웰벡과 동선이 겹치는 최악의 모습까지 보였다.

보다 못한 퍼거슨 감독은 곧바로 가가와 교체를 지시했다.

특히 후반 11분, 결정적인 실책은 그의 조기 교체를 불러오고 말았다. 센터 서클 부근에서 패스를 받은 가가와는 볼 간수를 어정쩡하게 하는 바람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뺏겼고, 이로 인해 맨유는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결국 이를 보다 못한 퍼거슨 감독은 곧바로 교체를 지시했고, 허탈한 가가와는 고개를 숙인 채 벤치로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경기 후 ‘후스코어드닷컴’은 가가와에게 평점 6.46점을 부여했다. 이는 양 팀 통틀어 선발 출전한 선수 중 최저점이다. 수차례 선방쇼를 펼친 다비드 데 헤아 골키퍼가 7.90점으로 맨유 선수 중 가장 높았고, 호날두의 헤딩골을 어시스트한 앙헬 디 마리아가 8.07점으로 ‘맨 오브 더 매치’로 선정됐다.

문제는 다음달 6일 올드트래포드 안방에서 열릴 2차전이다. 이날 경기만 놓고 봤을 때 가가와가 출전할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

맨유는 원정골 포함 무승부 성과를 거뒀기 때문에 무득점 무승부 이상의 성과만 올려도 8강에 진출하는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즉, 퍼거슨 감독은 최소한의 공격자원만 배치시킨 뒤 수비적으로 경기에 임할 가능성이 무척 높다. 이럴 경우, 수비적인 역할이 평균 이하인 가가와의 기용은 제로에 가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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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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