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자책골 덕에 1-0 승리했지만, 실점하지 않고 점유율을 높인 박종우와 이명주의 활약은 빛났다. ⓒ 연합뉴스
'플랜B' 탄생일까.
상대 자책골 덕에 간신히 따낸 승리지만, 실점하지 않고 점유율을 높인 배경에는 박종우(24)와 이명주(23)의 눈부신 활약이 있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7차전에서 아크말 쇼라메도프 자책골에 힘입어 1-0 신승했다.
이로써 4승째(2무1패)를 챙기며 승점14를 기록한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승점11)을 따돌리고 조 1위를 지켰다. 사실상 월드컵 본선 진출의 9부 능선을 넘게 됐다. 오는 18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서 레바논을 4-0 대파하고 조 2위로 올라선 이란과의 맞대결에서 무승부 거둬도 본선에 직행한다.
승부처는 역시 허리 싸움이었다. 티무르 카파제(31), 세르베르 제파로프(32), 오딜 아흐메도프(26)로 구성된 우즈벡이 자랑하는 미드필더 3인방을 어떻게 제압하느냐가 관건이었다.
최강희 감독은 이번 우즈벡전을 앞두고 김남일(36)-박종우 더블 볼란치 조합을 준비 중이었다. 하지만 김남일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이명주가 깜짝 출격해야 하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우즈벡전에 나섰다.
시너지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박종우가 포백 라인 바로 위에서 수비에 치중했다면 이명주는 다소 공격적인 위치에 포진해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였다.
우즈벡의 역습 기회가 생길 때마다 투사로 돌변해 거칠게 압박하며 패스를 차단했고, 경기 내내 중원을 장악했다. 이번 우즈벡전이 A매치 데뷔전이었음에도 침착함과 대담한 플레이로 합격점을 받았다.
최강희 감독은 이번 3연전을 앞두고 두 명의 해외파 구자철(24), 기성용(24)을 명단에서 제외하는 초강수를 던졌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허리진의 무게감이 너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은 K리거들의 힘을 믿었다. 박종우는 이미 2012 런던올림픽을 통해 검증이 끝났고, 지난해 신인왕 출신 이명주는 2년차인 올해 12경기 4골이라는 수준급 활약을 나타내는 등 기대주로 각광을 받았다.
박종우와 함께 허리진에서 상대의 공격을 끊으면서 포백 수비 부담을 덜어준 이명주는 전반에는 상대 수비진을 파고 들며 득점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내기도 했다. 결정력이 조금만 더 좋았다면 A매치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넣는 또 다른 대기록을 남길 뻔 했다.
결과적으로 이명주가 박종우와 함께 수비를 굳건히 하면서 열세로 예상했던 허리에서 밀리지 않았다. 기성용과 구자철 등 해외파가 아니면 안 된다고 했던 그들에게 새로운 해답을 제시한 경기였다.
한편, 박종우는 경고누적으로 이란전에 나서지 못한다. 전반 31분 거친 태클로 경고를 받은 박종우는 지난해 10월 이란 원정에서도 한 차례 경고를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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